[정유신의 China Story]중국 경제 불안의 근본 요인 '3M 피크아웃'

머니투데이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 2023.11.02 02:03
서강대 경영대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은 4.9%로 선방했고 이 추세면 올해 목표 5%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미래를 낙관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왜 그럴까. 물론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미국의 제재로 외국인 투자와 수출이 감소한 점도 요인 중 하나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인구감소에 따른 '소비 피크아웃(Peak out)'이 보다 근본적인 이유라고 지적한다. 특히 3M(My car, My home, Mobile)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내구소비재 붐'이 꺼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중국은 총인구 14억명의 인구대국이지만 2021년을 정점으로 인구가 계속 줄어 올해 말엔 총인구 '1위 지위'를 인도에 뺏길 전망이다. 게다가 소비에 더 큰 충격을 주는 것은 장기간 지속된 '1가구 1자녀' 정책과 고령화로 생산인구가 계속 줄어든다는 점이다. 중국의 생산인구(16~59세)는 소위 '돈 버는 현역'으로 생산도 생산이지만 소비의 핵심 세력이다. 이런 생산인구가 지난 12년(2011~2022년) 동안 매년 평균 600만명이나 격감했다니 소비에 대한 타격이 엄청남은 불을 보듯 뻔한 셈이다.

차와 주택, 손안의 모바일 스마트폰 같은 내구재는 한마디로 도시화와 관련된 가장 안정적 소비기반이다. 우선 '마이 카'(My car) 소비는 2901만대가 팔린 2017년이 정점. 지난해의 국내 판매는 2686만대로 정점 대비 15%나 감소한 데다 중국은 이미 자동차 보유 3억2800만대(4인당 1대)여서 거의 포화상태다. 자동차는 대당 4000만~5000만원으로 성장기여도가 높아서 소비감소에 따른 타격도 그만큼 크다.

'모바일'(Mobile)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다. 2016년 20만대까지 출하된 것이 지난해엔 수출을 포함해도 15억6000만대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국민 1인당 1대 이상 스마트폰을 갖고 있어 더이상 늘어나긴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마이 홈'(My home) 수요감소에 따른 소비충격은 3M 중 절대적이라 할 만하다. 왜냐면 주택가격 자체가 줄잡아도 자동차의 10배 이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주택판매는 총인구 추세와 같다. 2021년 꺾여서 지난해엔 -27%,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동기 대비 5.3% 감소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의 주택수는 총 6억채로 중국의 가구수(5억가구)를 고려하면 이미 1억채나 공급과잉 상태라고 한다. 현재 동남부 대도시의 공실률은 20%. 내륙도시는 30%를 초과한 점은 '헝다'로 시작된 '부동산 줄도산' 사태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앞으로도 총인구와 현역세대가 계속 감소할 것이라고 보면 중국의 부동산 버블붕괴는 피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구조조정과 함께 1조위안(약 170조원)의 국채를 발행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펴고 있지만, 워낙 문제가 구조적으로 꼬여 있어 장기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앞으로의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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