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화물 매각' 놓고 이사회 격론…밤 늦게까지 심의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정한결 기자 | 2023.10.30 18:46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 매각안 승인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그동안 화물사업 매각에 반대 의견을 보여온 사내이사 1명이 이사회를 앞두고 사임하는 등 이사회 내부에 이상기류가 생긴 영향으로 보인다.

30일 오후 2시부터 임시이사회를 연 아시아나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대한항공의 시정조치안 제출에 대한 동의 여부' 안건을 밤 늦게까지 심의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사내이사인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와 배진철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 선임연구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사외이사 4인까지 총 5명이 참석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지난 24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화물사업 매각에 대해 의견을 나눈 만큼 당초 결론 도출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사외이사진들 중 일부가 화물 매각 때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직원 반대 등을 우려해 매각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분할 매각을 거부할 경우 합병은 사실상 불발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그동안 양사 합병에 대해 "한국과 유럽 전체의 화물 운송 부문에서도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며 반대해왔다. 양사의 국제선 화물시장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64.8%에 달한다. 국적사로만 한정하면 95%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합항공사의 화물 공급량은 전 세계 4위로 뛰어오른다. 현재 5위인 대한항공의 경우 '탑3'와 격차가 크지만, 합병시 물류를 전문으로 하는 페덱스·UPS(각각 1·2위) 등과 견줄 수 있는 수준으로 격상된다.

3년간 이어온 양사의 합병 절차는 미국과 EU, 일본 반독점당국의 심사를 남겨뒀다. 지금까지 영국과 중국을 비롯한 11개국에서 승인을 받았지만 남은 3곳에서 하나라도 거부할 경우 전체 절차가 무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자인 산업은행 역시 합병을 위해 화물사업 분할 매각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3조6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매각이 불발되면 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추가 자금 수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추후 화물사업 매각 안건을 승인하면 대한항공은 31일까지 EC에 시정조치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무 지원에도 나설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에 7000억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활용해 재무적 지원을 하는 방안을 결의한 상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고용을 유지하도록 협조하는 방안과 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조치안 확정안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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