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뜨거운 감자, 탄소중립과 그린워싱

머니투데이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이사 | 2023.10.31 02:03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
몇 년 전부터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이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친환경 노력을 홍보하면서 언론이나 비영리단체의 '그린워싱'에 대한 감시와 소송 등이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1년간 구글 검색량을 보면 그린워싱 키워드가 5년 전보다 655% 증가했다. 그린워싱에 대한 소비자와 기업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이다.

지난 9월 애플은 신제품 발표행사에서 자사 최초 탄소중립 제품임을 강조하며 '애플워치 시리즈9'을 공개했다. 이에 블룸버그통신 등 일부 언론에서 그린워싱을 지적했고 유럽소비자단체는 '탄소중립' 홍보문구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정밀조사에 나섰다. 애플이 탄소중립을 소재로 광고하며 소비자를 현혹했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생산을 위해 발생하는 탄소를 상쇄하고 탄소중립이 어떻게 달성됐는지를 정확히 측정하는 외부기관이 부재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위의 시각으로만 보면 그린워싱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이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탄소감축과 상쇄를 실행한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예를 보면 첫째, 탄소중립 제품생산을 위해 애플은 생산공장을 포함해 협력업체까지 100% 청정에너지를 사용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환경 진행 보고서를 통해 청정전력 공급원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고 구체적으로 공개한다.

둘째, 애플은 탄소배출의 원천과 탄소감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일치시킨다. 탄소중립 시계의 충전을 위해 고객이 사용할 전기를 고려해 청정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제품배송에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은 비행기 운송수단 비중을 절반 이상 줄여 탄소를 감축할 예정이다.

애플의 그린워싱에 대한 논란을 기점으로 기업과 환경단체들이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본질적인 목적을 되짚어봤으면 한다.

기업은 친환경 전략을 수립할 때 기업철학과 사업영역에서 대치되는 부분이 없는지를 철저히 검토한 후 실행해야 한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기업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과정도 필수다. 그리고 친환경을 강조하는 광고나 마케팅을 할 경우 그린워싱 리스크가 없는지 내부적인 검열과정을 거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유럽위원회는 2026년부터 배출권 상쇄를 통한 탄소중립을 홍보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으므로 글로벌 광고규제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환경단체와 같은 외부 감시자들은 객관적 기준으로 그린워싱을 경계하고 감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친환경 실천을 선도적으로 잘하는 기업엔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미흡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을 향한 기업들의 행보가 늘어나는 만큼 친환경과 그린워싱에 대한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기업의 진정성 있는 행동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돼 탄소중립과 그린워싱의 경계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다가올 탄소중립 시대를 위한 과도기적 현상으로 남길 바란다.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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