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추모→시위로 번질라"…中대학들 추모 자제령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정혜인 기자 | 2023.10.29 14:50
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어린 시절 집 앞에 사람들이 꽃을 놓으며 추모하고 있다고 X(옛 트위터)에 올라온 영상 /사진=X 계정 @TripInChina
리커창 전 중국 총리가 갑자기 사망한 가운데, 중국 당국은 그에 대한 추모 열기가 시위 등으로 커지는 것을 신경 쓰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천안문(톈안먼) 사건이나 지난해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재현될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홍콩 SCMP(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의 일부 대학들이 리 전 총리 사망 관련해 사적으로 조문 모임을 만들지 말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사회 혼란을 피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중국 온라인에는 리커창 전 총리 추모글들이 많고, 그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알려진 안후이 성의 허페이 시 한 주거용 건물 앞에는 꽃을 들고 추모하려는 사람들이 몰릴 만큼 대중들의 추모 열기는 뜨겁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곳은 그의 아버지가 근무하던 정부 조직의 숙소로 추모객 줄이 300m(미터)가량 섰다고 전했다. X(옛 트위터) 등에는 관련 영상이 올라와 있다.

2017년 3월1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 도착해 손 흔드는 리커창 중국 전 총리/로이터=뉴스1
20%를 훌쩍 넘긴 청년 실업률과 경제가 부진한 상황에서 자칫 이런 추모 열기가 반정부 움직임으로 확대되는 것을 중국 당국은 경계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1989년 천안문(톈안먼) 사건은 후야오방 전 공산당 총서기의 추모 집회가 발단이 됐고, 지난해 말에는 장기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발하는 민심이 시위로 폭발한 바 있다.


베이징의 한 유력 대학교 학생상담사는 SCMP에 "학생들이 자체적인 애도 행사를 조직하는 것을 학교가 원하지 않는다"면서 "30여년 전 발생한 불필요한 소란"을 언급했다. 상하이자오퉁대학교(교통대)의 한 강사는 교직원들이 리 전 총리의 사망과 관련한 "부적절한 발언"을 하지 말라는 학교 지시를 들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학생상담사들은 이번 주말 학교에 남아 학생들의 교내외 활동을 추적하고 사적인 조문 활동을 상부에 보고하라는 지시도 받았다.

안후이 성 추저우 시 딩위안의 리커창 전 총리의 옛 주택에 한 남성이 꽃다발을 내려 놓으며 추모의 뜻을 표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또 보도에 따르면 하이난대학에서는 공산주의청년단이 학생 단체에 소셜미디어(SNS)에 추모글을 올리지 말라는 공지를 보냈다고 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당국이 SNS에 관련 글 올리는 것을 자제할 것을 호소한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 관영언론은 지난 27일 리커창 전 총리가 이날 0시10분께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28일 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리 전 총리가 과거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은 적 있다며 상하이에 있는 둥자오(?郊) 호텔에서 수영하던 중 심장마비가 발생해 사망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나왔을 즈음 X에는 한 사용자가 리 전 총리가 물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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