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계약' 실종된 바이오 기술수출…연말 반전 가능할까, 후보는?

머니투데이 정기종 기자 | 2023.10.30 07:30

올해 13건 통해 계약 규모 3.3조원 달성…지난해 전체 6.5조원의 반토막
10억달러 이상 대형 계약 부재가 배경…글로벌 대외 환경 악화 등 이유


연초 기대감을 모으며 출발했던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글로벌 기술수출이 부족한 뒷심에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반토막난 계약총액을 기록한 뒤, 올해 1분기에만 계약이 8건 쏟아지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후 5건에 그쳤다. 특히 '대박 계약'으로 분류되는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 이상 계약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기술수출 13건 3조2850억원 규모…지난해 절반 수준


30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각 사에 따르면 올해 국산 바이오 기술수출은 총 13건으로 규모는 24억2750만달러(약 3조2850억원, 비공개 계약 미포함)다. 지난해 전체 계약 수 16건(약 6조3000억원)과 큰 차이가 없지만, 그 규모는 올해를 두 달여 남겨둔 상황에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유사한 계약 건수에도 총액 격차가 눈에 띄는 이유는 대형 계약의 부재 때문이다. 올해 기술수출 계약 중 가장 큰 건은 3월 바이오오케스트라가 비공개 상대와 체결한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전달체 기술(BDDS)이다. 총 계약 규모는 8억6100만달러(약 1조1600억원)다. 그 외 계약은 모두 5억달러(약 6700억원) 미만이다.

지난해 에이비엘바이오(10억6000만달러)와 레고켐바이오(12억4750만달러)가 각각 사노피와 암젠을 상대로 한 대형 계약으로 전체 계약 규모 증가를 이끈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30건이 넘는 기술수출 계약으로 13조원이 넘는 최대 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달성했던 지난 2021년 역시 4건의 10억달러 이상 계약이 성사됐다.

전반적 기술수출 규모 감소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발 금리 상승과 경기침체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대외 상황만을 탓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달 머크가 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 파이프라인 3종을 최대 220억달러(약 30조원)에 도입하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파이프파인 경쟁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계약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 사례다. 다만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아직 보수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만큼, 국내는 이미 기술력을 검증받은 기업들의 추가 기술수출에 기대감에 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검증된 기술에 주목…알테오젠·레고켐바이오·에이비엘바이오 등 기대감↑


올해 남은 기간 기술수출 후보로 국내에서 기대를 모으는 곳은 알테오젠레고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에이프릴바이오 등이다. 이 기업들은 고유 플랫폼 기술을 앞세워 대형 기술이전을 성사시킨 경험이 있다.

알테오젠은 시장에 머크로 알려진 기존 기술수출 파트너와 계약 변경 기대감이 커졌다. 알테오젠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변경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2019년~2022년 4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총 계약규모는 54억9200만달러(약 7조4300억원)에 이른다.

현재 계약 변경을 조율 중인 상대는 지난 2020년 38억6500만달러(약 5조2300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곳이다. 비독점 계약을 독점 계약으로 전환하는 논의 중가 진행 중인 만큼, 성사시 계약 규모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양사 모두 연내 합의 도출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기술을 활용한 ADC 플랫폼으로 누적 12건의 기술수출을 달성한 레고켐바이오 역시 꾸준한 추가 기술수출 유력주자다. 특히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ADC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이밖에 이중항체 기술 적용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ABL301'로 지난해 최대 규모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한 에이비엘바이오, 올해 임상 1상이 완료되는 2개 핵심 파이프라인에 적용된 SAFA 플랫폼(약효 단백질 반감기 늘리는 기술)으로 6000억원 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에이프릴바이오 역시 후보군으로 주목받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 대규모 기술 거래 발생에도 불구하고, 국내 코스닥 제약지수는 지난 한 주간 5%대 하락했고, 나스닥 제약바이오지수도 4%대 하락을 보였다"며 "결국 금리와 같은 대외환경에 모든 이슈가 묻혀버리는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판단된다. 불확실한 대외 여건 등으로 견고한 임상 데이터를 보여주는 파이프라인에 더욱 기술 도입 관심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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