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 리스크의 양면성…매수 기회 vs 새로운 침체장의 서막[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10.27 20:35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미국 국채수익률이 상승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던 미국 증시가 26일(현지시간)엔 국채수익률이 급락했는데도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3분기 어닝 시즌이 절반 가량 지난 가운데 기업 실적이 그리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증시가 미끄러지고 있는 것은 거시경제적 이슈가 모든 것을 압도하면서 기업들의 올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장기적으로 주가를 결정짓는 것은 기업 실적이지만 때로는 거시경제적 추세가 증시 전체 이슈를 제압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이 그런 때라는 지적이다.



낮아지는 기업 실적 전망치


CNBC의 시장 담당 기자인 밥 피사니는 이날 표면적으로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자체는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

LSEG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들의 3분기 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 1일에 전망됐던 1.6% 증가보다 개선된 것이다.

문제는 3분기 실적은 예상보다 좋지만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4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9.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1일에 전망됐던 11.0% 증가에 비해 낮아진 것이다.

내년 1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증가율도 지난 1일 9.6%에서 최근 9.0%로 낮아졌다.

CNBC의 피사니는 이에 대해 큰 폭의 전망치 하향은 아니지만 지난 수개월간 별다른 변동 없이 꾸준했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짐 없는데 미리하는 침체 걱정


피사니는 아울러 최근 증시 하락세가 가팔라진 것은 국채수익률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직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조짐은 없지만 국채수익률 상승이 결국엔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이맘때도 투자자들은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이 결국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으며 주식을 매도했지만 이 전망은 틀린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 지출은 여전히 견조해 보이지만 콘퍼런스 보드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지난 9월까지 두달 연속 하락한 것도 마찬가지다.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는 실적 발표 때 소비자들의 지출이 "탄력적"이라고 밝혔고 사우스웨스트 항공은 "올 4분기까지 여행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지수 하락에서 알 수 있듯이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소비자들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있다.



거시 환경의 양면적 요소


피사니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증시 랠리가 지속될 만큼 주식 매수세가 강하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투자자들이 혹시 닥칠지도 모를 경기 침체의 리스크를 감수하고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연 5% 금리를 약속하는 단기 국채에 만족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라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 증시에 부정적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피사니는 거시 환경이 증시에 양방향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 둔화 우려로 국채수익률이 안정되거나 심지어 하락한다면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다고 해도 증시 전반적으로는 훨씬 호재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 증시 약세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방 모멘텀 강하지 않다"


S&P500지수가 26일까지 이틀간 중요한 심리적 지지선인 4200을 하회한데 대해서도 추가 하락보다는 반등을 기대하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오펜하이머의 기술적 전략가인 애리 왈드는 증시를 끌어내리는 하방 모멘텀이 약해 증시 하락세가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S&P500지수의 14일 상대강도지수(RSI)가 이달초 수준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이는 증시의 상승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낙관적 방향 전환"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S&P500지수의 14일 RSI는 S&P500지수가 1.2% 하락한 26일 33을 나타내며 이달 최저치인 28을 웃돌았다.

왈드는 미국 증시의 계절적 요인도 증시 강세를 기대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10월은 미국 증시에서 위기가 가장 많이 발생한 달이었지만 동시에 증시가 바닥을 치고 11월과 12월 랠리의 토대를 마련하는 경향이 나타났던 달이다.

그는 S&P500지수가 4200선 아래에 짧게 머무른 뒤 반등한다면 조정 때 매수할 업종으로 기술주를 추천했다. 반면 소형주는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S&P500지수가 4200선을 빨리 회복하지 못한다면 지난 4월과 5월의 저점이었던 4050의 지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침체장의 서막일 수도


이와 달리 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의 수석 기술적 전략가인 존 콜로보스는 S&P500지수가 4145를 지키지 못한다면 지난 7월 중순부터 시작된 증시 약세가 단순한 조정이 아니라 새로운 침체장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우 S&P500지수는 지난 3월 저점인 380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다. S&P500지수는 26일 4137.23으로 마감하며 지난 5월24일 이후 처음으로 4145 아래에서 마감했다.

콜로보스는 미국 증시가 빅테크주를 비롯한 대형주 덕분에 잘 버텨온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상당한 약세 기조라며 '스텔스(도둑질) 약세장'이라고 지적했다.

일례로 소형주들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내려갔다.

콜로보스는 닷컴 버블이 극도에 달했던 1999년 이후 시장의 폭(breadth: 상승 종목의 비율)이 이처럼 나빴던 적은 없었다며 지금 던져야 할 질문은 증시가 지난해처럼 다시 침체장으로 접어들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거시 환경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며 "현재 조정을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라 좀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PCE 물가지수 발표


한편, 27일에는 개장 전에 셰브론과 엑슨 모빌 등 에너지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있고 연준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지난 9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지난 9월 PCE 물가상승률은 전년비 3.4%로 지난 8월 3.5%에 비해 약간 둔화됐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도 전년비 3.7%로 지난 8월의 3.9%에 비해 소폭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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