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베이커 감독은 27일(한국시간) 휴스턴 구단이 홈구장인 미닛메이드 파크에 마련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은퇴를 사실을 발표했다.
베이커 감독은 지난 196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19년 동안 현역으로 활약했다. 포지션은 외야수였다. 애틀랜타 입단 후 LA 다저스(1976~1983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984년)를 거쳐 오클랜드 애슬레틱스(1985~86년)에서 현역으로 마지막 생활을 보냈다. 현역 시절 통산 성적은 203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8 1981안타, 242홈런 1013타점 964득점 762볼넷 926삼진, 출루율 0.347, 장타율 0.432, OPS(출루율+장타율)는 0.779를 기록했다.
이어 지도자로 변신한 베이커는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감독으로 부임한 뒤 2002년까지 샌프란시스코를 이끌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시카고 컵스 감독, 2007년 10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신시내테 레즈 감독을 지냈다. 신시내티 레즈에서는 추신수와 한솥밥을 먹으면서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추신수가 다리 부상으로 뛰기 어려웠던 경기에서는 일시적으로 포지션을 바꿔주면서 특별하게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신시내티에서 맹타를 보여줬을 당시, 베이커 감독의 믿음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어 2015년 11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으로 생활했던 베이커 감독은 2020년 1월 다시 샌프란시스코 감독으로 복귀해 지휘봉을 잡았다. 그리고 올 시즌까지 팀을 이끌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베이커 감독은 계속 경기에서 함께하길 원하지만, 이제는 손자를 보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캘리포니아로 돌아갈 것이라 했다. 베이커 감독은 "(최근 휴스턴에서 보낸 4년은) 아무도 제 인생에서 보낸 4년이라는 시간 중에 가장 빠르게 지나간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이커 감독은 "하지만 그런 건 여러분들이 승리했을 때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제가 이곳에 왔을 때 선수들은 승리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제가 여기에 있는 동안 우승을 차지했다. 저는 계속해서 그들이 잘 되기를 소망한다"고 입을 열었다.
베이커 감독은 "내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보다 지금 더욱 나은 상태가 되었으면 한다. 그 당시에 그들은 매우 훌륭했다. 내게 신뢰를 보내준 짐 크레인 구단주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MLB.com은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과거 구단이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터졌을 때 A.J. 힌치 감독과 제프 루나우 단장을 경질한 바 있다. 이후 구단을 이끌 적임자로 베이커 감독을 영입했다. 베이커 감독은 야구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존경을 받으면서 차분하게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전했다.
크레인 구단주는 "베이커 감독은 우리 휴스턴이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 와서 도움을 줬고 훌륭하게 역할을 해냈다. 저는 베이커 감독만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베이커 감독은 환상적인 업적을 이뤄냈다. 기록 그 자체가 말해준다. 나와 구단은 베이커 감독을 그리워할 것이다. 선수들 역시 당신을 그리워할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항상 베이커 감독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며, 멋진 말을 한다.(Always got a smile on his face, always got something cool to say) 당신은 좋은 사람이자 친구였다. 그리고 멋지게 임무를 완수한 그대에게 매우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데이나 브라운 휴스턴 단장은 "어린 시절에 베이커 감독이 TV에서 활약하는 것을 지켜봤다. 50년이 넘는 경력을 자랑했던 베이커 감독이라는 훌륭한 야구인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있어서 영광이었다(As a child, I watched him play on TV and just an honor to be around such a good baseball man with over 50 years of experience)"라고 감사의 뜻을 밝힌 뒤 "무엇보다 그는 승리자(He's a winner, most of all)"였다고 치켜세웠다.
베이커 감독은 "변함없는 열정을 보내주신 휴스턴 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휴스턴에 있는 동안 그들의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아울러 월드시리즈 우승 타이틀을 위해 헌신해준 코치와 선수들에게도 고맙다. 그들은 내게 매일 모든 것을 줬다"면서 "다만 이것이 완전한 작별은 아니다. 나는 여전히 내가 해야 할 일을 해내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멋진 일들이 내 앞에 펼쳐질 거라 기대한다.(I feel there are great things ahead for me) 다음에 다시 만나자"며 새 야구 인생을 예고했다. 명예의 전당 입성을 사실상 확정한 베이커 감독. 이제 베이커 감독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야구단 고문 등으로 또 다른 인생에 도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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