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너무 비싸" 中 외면에 털썩…'황후의 주식' 목표가도 뚝뚝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3.10.27 12:55

[오늘의 포인트]

리오프닝, 중국 단체여행 재개에도 불구하고 LG생활건강 주가가 내려앉았다. 이전과 달리 부진한 중국향 실적에 한때 100만원을 넘었던 '황제주' LG생활건강 주가는 5분의 1토막이 났다. 가성비 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 추세에 맞춰 브랜드 리뉴얼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가는 그 효과가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실적 급락…어닝쇼크


/사진=LG생활건강
27일 오후 12시4분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전 거래일 대비 6만8000원(17.39%) 내린 32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생활건강우는 12.99% 하락 중이다. 장 중 각각 32만2000원, 14만5100원까지 내려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화장품 업종 대형주인 LG생활건강의 급락에 화장품 업종 전반이 약세다. 아모레G는 2.68%, 제이준코스메틱은 2.83% 내리고 있다.

LG생활건강 주가는 2021년 7월1일 장 중 178만4000원까지 솟으며 '황후의 주식'으로 불렸다. '황후' 콘셉트를 내세운 브랜드 '더 후'가 중국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매출과 함께 주가도 우상향했다. 그러나 사드 사태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급격히 실적이 줄었고 아직도 회복이 요원한 상태다. 이날 주가가 신저가까지 내리면서 28개월여만에 82%가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전날 장마감 이후 올 3분기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다. 이에 외국계 증권사 노무라증권이 전날 LG생활건강에 대해 '매도' 투자의견을 내놓은 데다 국내 증권사들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잇따랐다. LG생활건강은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잠정)이 1285억원으로 전년 대비 32.4% 줄었다고 전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조7462억원, 당기순이익은 913억원으로 각각 6.6%, 28.3% 줄었다.

앞서 증권가에서는 영업이익 1552억원, 매출액 1조8000억원을 예상했는데 이를 밑도는 어닝쇼크다. 음료와 생활용품 사업부의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했음에도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뷰티(화장품) 부문의 부진 폭이 컸기 때문이다. 중국향 매출 감소율이 두자릿수에 달하는 등 시장 예상보다 더 악화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해도 뷰티 부문 실적은 부진했는데, 중국 화장품 시장의 부진과 더후 관련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해 중국 사업이 영업적자(약 100억원~150억원 추정)를 기록했기 때문"이라며 "중국향 뷰티 매출인 면세와 중국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 34%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구조 개선 나서지만…성과 확인까지 시간 걸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성비' 화장품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인데, LG생활건강 화장품 매출 절반 이상이 고가 브랜드 '더 후'에서 나와 구조적으로 영업이 부진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중국 시장의 개선이라는 기회도 살리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중국인 입국자 수가 2019년 동월 대비 45%까지 회복됐고, 7~8월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5% 늘어 대외 환경은 개선 추세"라며 "하지만 중국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할인 행사가 장기간 지속돼 소비자들의 가격 저항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구조적인 실적 부진으로 수익성 악화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자 증권가는 기대를 꺾고 있다. △키움 △하나 △메리츠 등의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목표주가를 내렸다. △삼성 △한화 △KB 등의 증권사는 투자의견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내렸다.

LG생활건강 역시 대내외 환경과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를 인식해 브랜드 개선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략 브랜드를 후, 빌리프, CNP, TFS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더후에 이어 숨, 오휘를 차세대 럭셔리 브랜드로 육성하고자 했는데, 전략을 수정해 빌리프, CNP, TFS 등 프리미엄·매스(대중) 브랜드 육성으로 다변화를 시도한다.

여러 시도에도 불구하고 성과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리브랜딩 과정에서 비용도 발생한다. 증권가에서는 충분한 조정을 거친 후 투자를 시도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이 재무적 성과로 반영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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