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실적 압도하는 위기감…하루 2%씩 빠지는 나스닥 [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10.27 05:26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13일 (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법사위원회 인공지능(AI) 청문회에 출석을 하고 있다. 2023.9.14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욕증시가 미국의 깜짝 3분기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침체영역으로 빠져들고 있다. 경제지표는 훌륭하지만 이를 후행적인 것으로 치부하고 연말연초에 경기침체가 곧 시작될 거란 우려가 팽배해진 까닭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DJIA) 지수는 전일보다 251.63(0.76%) 내린 33,784.3을 기록했다. S&P 500 지수도 49.54포인트(1.18%) 하락한 4,137.23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225.62포인트(1.76%) 떨어져 지수는 12,595.6에 마감했다.

나스닥은 전일 2.4% 하락에 이어 이날도 2% 가깝게 떨어졌다. 전일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급 실적을 발표한 메타가 이날 오히려 3% 넘게 빠진 것이 투심의 상태를 증명한다. 투자자들은 메타의 3분기 실적이 매출과 순익 측면에서 나아졌지만 분기 내내 37억 달러를 잃은 가상현실사업부(Reality Lab)의 비용통제 기능을 지적했다. 강세장에서는 좋은 점만 보지만 약세장에서는 단점만 지적하는 경향이다.

월가 투자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향상된 실적에 크게 감동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더 나은 실적을 내고도 클라우드 사업이 살짝 부진했던 알파벳은 그제 하루만에 9% 이상의 주가를 잃었다. 이런 측면에서 실적발표가 예고된 아마존과 애플마저도 주가 측면에서는 별 영양가가 없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지정학적인 우려가 증시에서 무슨 이유에서든지 돈을 빼도록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 미국 GDP 성장률 4.9%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1) 임윤지 기자 = 지난 2월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 세계적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참석하고 있다. 2023.02.0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은 경제학자들이 올 하반기부터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했지만 3분기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4.9%로 반전결과를 냈다. 수치적으로는 1~2%도 아니고, 규모면에서는 개발도상국도 아닌 세계최강국 미국이 5%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이날 미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3분기 GDP는 4.9% 증가율을 기록해 지난 2021년 4분기 이후 1년 반만에 최고치 성장세를 나타냈다.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사이 미국만 나홀로 성장이 이뤄진 것이다.

비결은 이른바 '흥청망청'이었다. 소비자는 3분기 GDP의 68%를 책임졌다. 정확히 3분의 2를 웃도는 경제를 소비가 책임진 셈이다. 물가를 측정하기 위해 소비자 구매변화를 염두에 두는 연쇄가중법에 따른 물가지수는 3분기에 3.5%나 상승했다. 2분기에는 1.7%였는데 두 배나 뛴 것이다. 다우존스 추정치 2.5%보다 높았다.

폭발적인 소비는 여름 휴가철을 전후로 내내 이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3년간 눌려있던 여행과 레저의 수요가 마스크 착용 해제와 함께 지난 여름에 한꺼번에 터져나왔다는 분석이다. 고강도 긴축과 경제 둔화 작용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는 연방준비제도(Fed)의 의도와는 상반되게도 미국인들은 지출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소비경향을 증폭시킨 셈이다.

3분기 소비자 지출은 연율 4.0% 증가해 전 분기 0.8% 증가에서 뛰어올랐고,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여름에 미국인들은 테일러 스위프트와 같은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는 물론이고 바비와 오펜하이머 등 신규 영화대작에 마음껏 돈을 썼다. 실제로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의 티켓은 암표시장에서는 평균 2183달러(약 300만원)에 되팔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텍사스 레인저스 VIP 부스 연간 회원권은 30만 달러(약 4억원)가 넘는다. 미국인들의 소비는 상상을 초월한다.


3분기 GDP를 뜯어보면 개인 소비 지출로 측정한 소비자 지출이 4% 증가해 전체 GDP 증가(4.9%) 중 2.7%p를 차지했다. 2분기 소비자 지출 증가율은 0.8%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재고는 재고는 1.3%p를 차지했다. 총 민간 국내 투자는 8.4%, 정부 지출과 투자도 4.6% 증가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미국 담당 수석 투자 전략가인 마이클 애론은 "소비자들은 지난 분기에 흥청망청 쇼핑을 했다"며 "하지만 이 결과는 통화정책 전망을 바꿀 변수는 아니기에 시장에서 과잉 반응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서 10년물 미국 국채는 전일대비 약 6bp 하락한 4.8%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은 GDP 호재에도 불구하고 나스닥이 1% 넘게 하락세를 기록하고, 다우존스와 S&P 500 지수는 0.3~0.6%대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이 3분기를 보기좋게 성장세로 버텨냈지만 4분기 이후의 전망은 밝지 않다. 3분기 성장이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채권시장에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넘나드는 상황은 일단 신용시장을 옥죄고 있다. 벤치마크 금리가 너무 높은 탓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8%로 뛰었다. 신용카드와 자동차 할부금리, 기업 대출 금리가 지나치게 치솟아 경제를 둔화시키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이사회 의장도 지난주 연설에서 "우리는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분명히 금융 상황이 긴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는 민생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부채는 상반기에 이미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모기지 대출은 물론 기타 형태의 대출을 사용하는데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되어 소비자가 지출을 억제할 수 있다. 11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연방 학자금 대출금 상환이 3년여 만에 재개된다. 게다가 연방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물론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과 중동 이슬람국가들과의 전쟁에도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정부 부채가 팬데믹 이후에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10년물 다시 4.8%대로…아마존 3분기 매출 13% 증가


아마존
국채시장에서 장기채 금리는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전일 5%선에 다시 바짝 다가섰던 10년물 금리는 이날 다시 10bp 이상 빠져 4.85%대로 떨어졌다. 20년물은 5.2%, 30년물은 4.9%대를 기록하고 있다. 단기물인 2년물도 7bp 이상 떨어진 5.04% 수준에 머물렀다. 채권시장에서 실질금리는 이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없이도 긴축상황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장 마감 후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1431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비 13%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3분기 매출이 1431억 달러, 주당순이익이 94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는 1414억 달러와 주당 58센트였는데 그를 훨씬 상회하는 어닝 서프라이즈급 결과다.

아마존의 같은 기간 광고 매출은 121억 달러로 예상치였던 116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 웹서비스(AWS) 매출은 231억 달러로 예상치인 232억 달러를 다소 하회했다.

회사 측은 오는 4분기 매출이 1600억~167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 예측에 따르면 4분기 예상매출은 1666억 달러다. 가이던스 범위의 중간 값인 매출 1635억 달러는 전년도 1492억 달러보다 9.6% 성장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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