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오비맥주의 맥주 출고가 인상 이후 이를 반영한 대형마트, 편의점, 음식점 등 맥주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A사는 지난 11일부터 대표 상품인 '카스 후레쉬' 355㎖ 캔 6개 묶음 상품은 9050원으로 종전 8620원에서 5% 인상했다. 한맥 350㎖ 캔 8개 묶음 상품은 9260원에서 10% 올라 1만190원이 됐다.
편의점 B사는 동일 제품 1개당 가격을 종전 2100원에서 2250원으로 7.1%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경우 지역 영업소, 도매상을 거치는 곳도 있지만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는 곳도 있어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률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식당, 술집 등 자영업의 경우 중간 도매상을 거쳐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 폭보다 큰 수준으로 소비자가격이 오른다는 점이다. 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맥주 출고가 인상이 결정된 후 주류 도매상한테 카스 500㎖ 병맥주 1짝(20병)에 3000~4000원, 생맥주 1통에 1만3000원 오른다고 연락받았다"며 "인상 결정 전 맥주를 미리 많이 사두지 못한 업주들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자영업자들은 주류 도매상으로부터 500㎖ 병맥주 1짝에 3500~6000원, 생맥주 1통에 1만원~1만2000원 선으로 인상 통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과정을 거치며 병맥주의 경우 1병에 170~300원정도 오른 셈으로 음식점은 제조사의 출고가 인상폭보다 최대 300원가량 더 오른 병맥주를 납품받는 것이다. 주류업계는 통상 맥주 소비자 가격에서 출고가의 비중이 약 80%라 보는데, 여기에 도소매 마진이 붙어 소비자 가격이 완성되는 구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 회사가 출고가를 정한 뒤에 도매사, 유통 채널 등을 거치기 때문에 자영업자, 소비자한테 전가되는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며 "출고가가 오른 만큼 소비자 부담이 동일하게 커지지 않도록 인상 여지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수도권의 주류 도매업체의 담합 의혹에 대해 현장 조사에 나섰다. 공정위는 주류 도매업체가 주류 납품 가격 하한선을 정하는 등 담합 혐의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오비맥주는 이달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의 공장 출고 가격을 평균 6.9% 인상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오비맥주는 가정용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은 가격을 유지하고 355㎖는 5%로 인상률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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