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PF '좌초' 위기…정부 "대주단·시행사 등 원만협의 중요"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23.10.25 14:39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들이 곳곳에서 난항을 겪자 정부가 대주단, 시행사, 시공사 등 이해관자의 원만한 합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 부지를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PF 사업에서 새마을금고가 만기연장을 거부하면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필요시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했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만기연장을 거부할 경우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24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이행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부 관계자들은 "주택공급 사업 정상화를 위해 PF에 참여하는 대주단과 시행사·시공사 등 원만한 이해관계 조정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주단, 시행사, 시공사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대표적인 사업장으로는 청담동 PF(르피에드청담 브릿지론)이 꼽히고 있다.이 PF는 지난 18일 만기가 도래했지만 최대 투자자인 새마을금고의 반대로 만기연장이 되지 않고 있다. 총 4640억원 규모의 PF 대출이 시행됐는데 새마을금고가 이 가운데 39%(1800억원)을 지원했다. 정부는 상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대주단과 시행사, 새마을금고 등 3자가 원만하게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자조정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현재 이 사업은 20영업일간 만기 효력이 정기된 상태다. 다음달 15일경 만기가 도래하는 가운데 2차 협의안도 불발돼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다.

대출 만기를 연장하려면 전체 채권자의 66% 동의를 얻어야 하고, 만기연장에 이자감면 등의 공동관리를 위해선 채권자 75%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새마을금고는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브릿지론의 1차 만기가 이미 지난 5월이었고 수차례 연기를 했음에도 사업성이 부족해 진척이 되기 않고 있다는 게 새마을금고의 시각이다.


다만 '청담동 사업장'이란 상징성 때문에 이 PF가 좌초되면 다른 사업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정부로서도 원만한 협의를 통해 사업이 정상화 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나 마땅한 중재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주단 협약에 따라 정상화가 진행되는 사업의 경우 금융회사가 일부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양보를 해야만 한다"며 "새마을금고의 경우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도 있다보니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는 PF 부실로 최근 연체율이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경영진이 '금품수수' 혐의로 무더기 기소되는 등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공매를 통해서 사업 부지를 처분하면 원금과 이자를 회수할 수 있는 만큼 미래가 불투명한 사업장에 무리하게 만기연장을 진행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한편 정부는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 후속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PF 특별 상담창구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일부터는 HUG PF 보증한도 확대(사업비의 50→70%), 보증요건 완화(시공순위 폐지, 선투입 요건 완화 등), 중도금대출 책임비율 상향(90→100%) 등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역시 대책 발표 후 즉시 PF 대출 보증규모(5→10조원)와 중소 건설사 P-CBO 매입한도(3조원)을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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