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24일 오전(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 현지 브리핑에서 "양국 간 공동성명 발표는 1980년 5월 이래 처음이다. 그동안 두 나라 간 8차례 정상급 교류가 있었지만 공동선언은 채택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공동 성명은 양국의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 건설과 인프라, 국방·방산, 대테러, 에너지 및 기후 변화, 문화·관광, 새로운 분야로의 협력 다변화, 국제 및 역내 평화 안정 등 모든 분야가 담겨있는 포괄적 문서"라며 "성명 문안은 균형이 잘 잡혀 있고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 우리 입장이 충실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변인은 "특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 등 중동지역 현안이 성명에 포함된 것은 사우디 측으로서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고 있다"며 "이는 한국에 대한 사우디 측의 신뢰를 보여준다는 의미가 있고 한편으로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사우디가 다른 나라와 공동 성명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더구나 안보문제, 역내 현안 등에 대해 타국과 함께 입장을 내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라는 설명이다.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갖고 43년 만에 양국 간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0시쯤 공동성명 채택을 발표하고 양국의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켜나가기로 했다. 이번 공동성명에는 경제협력은 물론 문화·인적교류 확대, 안보협력 등 전분야에 걸친 포괄적 협력방안이 담겼다.
건설·인프라 분야에서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 개최 및 자푸라 가스플랜트 확장 사업 계약(24억 달러) 체결 평가 △사우디 기가프로젝트(네옴, 키디야, 홍해개발, 로신, 디리야) 관련 협력 강화 합의 등이 포함됐고 국방·방산 분야에서는 △지역 및 국제 안보와 평화 달성을 위한 협력 증진 의지 표명 △모든 형태의 범죄와 테러리즘, 극단주의 대응 등 안보 협력 중요성에 동의하는 내용이 들어갔다.
또 에너지 분야에서는 △원유 공동 비축사업, 석유화학 분야 투자 등 전통 에너지 분야 협력 공고화 평가 △고효율 무탄소 에너지 협력 확대(원자력 에너지, 재생에너지, 청정 수소 등 포함)가, 기후 분야에서는 △우리의 녹색기후기금(GCF) 공여와 '무탄소연합'에 대한 사우디 측의 지지 △사우디 측의 '중동 그린 이니셔티브' 추진 환영 등이 담겼다.
그리고 문화·인적교류에서는 △교육 협력 △교통·운수·관광 협력 △외교관·관용 사증면제 △지방도시간 협력 등이 강조됐다. 아울러 지식재산, 통계, 보건 및 식의약, 스마트팜 등으로 협력 다변화에도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키는 무력 사용에 반대하고 평화적 수단으로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에 대해서는 양측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안정을 저해하는 핵·탄도 프로그램 및 무기 이전 등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했다. 또 사우디 측은 '담대한 구상'을 포함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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