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기술 中 유출? "'절도 혐의' 직원, 퇴사 후 화웨이서 근무"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10.24 11:02

블룸버그, 네덜란드 매체 인용 보도…"문제의 직원, 중국 정부 지원 단체와 연관"

/로이터=뉴스1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의 기술이 중국 화웨이에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네덜란드 현지 매체 NRC를 인용해 "ASML에서 기술 데이터를 훔친 혐의로 기소된 전 ASML 직원이 중국 화웨이에서 근무했다"고 보도했다.

ASML은 지난 2월 중국계 전 직원이 회사 기술 관련 데이터를 훔쳤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ASML은 유출된 기술 데이터, 절도 혐의를 받는 전 직원 정보 등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올해 초 블룸버그는 ASML 전 직원이 기계에 대한 기술 정보를 저장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서 데이터를 훔쳤다고 보도했었다.

NRC는 미확인 소식통을 인용해 "ASML 전 직원은 지난해 돌연 ASML을 퇴사한 뒤 한동안 중국 화웨이에서 근무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해당 인물(ASML 전 직원)이 여전히 화웨이에서 일하고 있는지는 불분명하다"며 화웨이와 ASML 모두 관련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ASML 기술 정보 유출 관련 조사에 정통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문제의 직원은 중국에 기반을 둔 개인으로, 중국 정부가 후원하는 단체와 관련성이 있다"며 "그는 이 단체를 대신해 (ASML) 데이터를 훔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단체의 이름은 밝히지 않은 채 "과거 지식재산권 절도에 연관된 단체"라고만 전했다.


ASML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세계 최첨단의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수적인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시스템을 독점 생산하고,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EUV 공정은 7나노미터(1nm=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기술이다.

지난 8월 중국 화웨이가 공개한 새로운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반도체 /사진=블룸버그
미국은 중국이 반도체를 군사 분야에 활용하는 것을 막고자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슈퍼반도체용 반도체는 물론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주요 광물에 대한 대중국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도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지난 2019년 중국에 대한 ASML의 EUV 노광장비 수출을 제한했고, 지난 1월에는 미국 정부와 협의로 수출 제한 대상을 DUV 노광장비로 확대했다.

하지만 화웨이는 지난 8월 7나노미터 프로세서가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해당 스마트폰에 사용된 칩이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을 제한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화웨이와 중국 ASML의 최대 고객 중 하나인 중국 SMIC에 더 많은 제재를 가하도록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7일 한층 강화된 대중국 반도체 수출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새로운 조치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제한 범위는 기존의 고사양 제품에서 저사양 제품으로 확대됐고, 반도체 생산장비 규제 목록에는 ASML의 DUV 노광장비인 'NXT:1980Di' 등이 새롭게 포함됐다. 이는 미국 반도체업체 엔비디아가 제재 우회를 위해 중국 수출용 저사양 반도체를 별도로 생산하고, ASML의 일부 DUV 노광장비가 아직 중국에 수출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조치라고 외신은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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