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놀이터 열어줘" 종토방 부글…'24% 폭락' 키움증권, 향방은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 2023.10.23 14:43
증권업종 최선호주으로 꼽혀온 키움증권 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탄탄한 리테일 부문을 바탕으로 안정적 실적을 낸다는 점이 장점이었는데 영풍제지 관련 대규모 미수금이 발생하며 상반기 실적 대부분을 날릴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주주환원 계획으로 모았던 기대감 마저 사라졌다.


하한가로 수천억대 미수금 발생…"회수금액 제한적일 것"


/사진=뉴스1

23일 코스피 시장에서 키움증권은 전일 대비 2만4000원(23.93%) 급락한 7만6300원에 마감했다. 팬데믹 기간이던 2021년 1월11일 장 중 기록한 고점(16만7500원) 대비 절반 넘게 떨어졌다. 시가총액도 이날 기준 2조11억원으로, 2021년 고점 대비 2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최근 키움증권의 주가는 향후 3년간 당기순이익의 30%를 주주에 환원할 것이라고 공시한 직후인 지난 11일 15.1% 반짝 급등했다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대규모 주주이익환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영풍제지 사태로 대규모 미수금까지 발생해 주가에 엎친데 덮친 격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고객 위탁 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장마감 후 공시했다. 키움증권의 연결기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5697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영풍제지는 시세조종 대상이 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지난 18일 하한가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19일부터 영풍제지 거래를 정지했다.

키움증권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이며 고객의 변제에 따라 최종 미수채권 금액은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대매매는 고객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후, 약정 기간 내 변제하지 못하고 미수금이 남으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키움증권이 반대매매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영풍제지 거래정지 해제 이후 반대매매를 하더라도 지속 하한가가 발생하면 회수 금액은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추심업체 등을 통한다 해도 키움증권의 미수금 회수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도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0만원으로 내렸고, KB증권은 기존 13만원에서 12만3000원으로 하향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인한 추가 충당금 등 요인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부정적 주가 흐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충당금 불가피…안일한 대처 비판 나와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특히 이번 사태로 증권가가 그간 키움증권 기업가치와 주가를 지지했던 근거가 뿌리부터 흔들린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기업가치는 탄탄한 이익체력에서 나온다고 봤기 때문이다. 높은 리테일 점유율을 바탕으로 3분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수수료) 수익 증가가 예상됐고,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비중이 낮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그러나 대규모 손실 발생으로 올해 이익이 크게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증권업종 최선호주 지위도 유지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수금을 절반 가량 회수한다고 해도 2000억~30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키움증권 호평은 부동산 관련 충당금이 적다는 것 덕분이었는데, 수천억원 대의 충당금이 발생해 장점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와 온라인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능력을 비판하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영풍제지의 올해 급등세에 시장에서는 '작전주' 의혹이 이미 제기됐고, 대부분 증권사들은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100%로 올려 미수거래를 막았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증거금률을 40%로 유지하다 지난 19일 영풍제지 거래정지 이후에야 100%로 상향했다. 키움증권이 안일한 대처로 주가 조작 세력의 놀이터 역할을 해 줬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회사 내외 리스크 이어져…당국 주시 받나


/사진=뉴스1
키움증권은 최근 적극적인 주주환원 계획을 밝히는 등 주가 기대감을 모았지만 기업가치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주가가 급락해 주주환원 계획 발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면서 주주환원 의지가 무색해졌다. 특히 당국이 고강도 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사법 리스크 우려가 늘어난다.

지난 4월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이틀 전 다우데이타 주식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로 매도한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데, 키움증권으로서는 짐이 늘어난 셈이다. 향후 사업 추진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키움증권은 올 초만 해도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 후보로 꼽혔지만 재차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며 추진이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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