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는 병원 폭발 전후 순간이 담긴 12개 이상의 동영상, 위성사진, SNS 게시물 등을 분석한 결과라며 21일(현지시간) 이처럼 보도했다.
앞서 지난 17일 가자지구 알 아흘리 아랍 병원이 폭격을 받아 수백명이 숨졌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의 소행이라고 반박했다. 중동·북아프리카 등에선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화했지만, 미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폭격이 이스라엘이 아닌 "다른 쪽(By the otherside)" 책임이라 말하기도 했다.
AP의 분석 및 전문가들의 평가도 이와 유사한 맥락이었다. 특히 사건 당일 오후 7시 직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의 가자지구 상공을 촬영한 생중계 영상을 확대해 제시했다.
해당 영상에서 카메라는 가자지구 지상에서 발사되는 로켓들을 확대하는데, 로켓 중 하나가 불빛이 있는 이스라엘 쪽에서 아닌 대부분 전기 공급이 중단돼 어두운 가자시티로 되돌아오는 것이 보인다고 AP 통신은 설명했다. 이어 로켓이 산산조각나고 멀리 지상에서 작은 폭발이 보였고, 2초 뒤 촬영 카메라 가까이에서 큰 폭발음이 났다. 생방송 하단 자막에는 가자지구 시간이 오후 6시 59분이라고 적혀 있었다.
AP는 또 알자지라의 생중계 영상과 정확히 같은 시간에 이스라엘 영토에서 촬영된 영상에서도 가자지구 내부에서 적어도 17발의 로켓이 발사되는 것을 확인했고, 알아흘리 병원 남동쪽 16㎞ 거리의 네티봇 마을에서 찍은 이스라엘 뉴스 '채널12'의 영상에서도 같은 시각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포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3개의 동영상을 종합해보면 △가자지구에서 여러 발의 로켓이 발사됐고 △이 중 한 발이 알아흘리 병원의 폭발 사건 2초 전, 가자지구 내 공중에서 산산이 조각났으며 △이것이 추락해 알아흘리 병원 폭발을 초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AP의 분석이다.
AP는 법의학적 증거가 부족하고 전쟁 중 자료 수집이 어려운 만큼 명확한 결론을 낼 수는 없지만, 이 같은 분석이 다수 전문가의 지지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전직 미군 정보 분석가이자 오픈소스 정보 전문가인 헨리 슐로트만은 AP에 "추가적인 증거가 없다면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비행 중 추락해 병원을 명중했다는 게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오픈소스 정보 분석 전문가인 안드레아 리차드슨도 "로켓이 가자지구 내에서 왔다는 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국 육군 장교 출신의 정보 컨설턴트 저스틴 크럼프도 하마스 등 무장단체가 주로 활용하는 "사제로켓의 실패율은 아주 높다"면서 "비극적 사고였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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