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물 금리 5% 육박…블랙먼데이 36주년에 발언하는 파월[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10.19 20:35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36년 전인 1987년 10월19일은 하루만에 다우존스지수가 22.6% 폭락한 블랙먼데이였다.

블랙먼데이 기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8일(현지시간) 월가에서는 불길한 모양의 주가 차트가 공유되며 증시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주가 폭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의 수석 시장 에디터인 존 오더스는 지난 4일 '아무도 1987년을 기억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1987년과 올해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유사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최근 잇달아 받아 당혹스러웠다고 전했다.



1987년과 비슷한 국채 금리 상승


올해와 1987년이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올들어 국채수익률이 급등했음에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는 큰 폭의 상승세를 실현한 후 잘 버티고 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한다.


스트래터개스 리서치 파트너스의 크리스 베론은 지난 9월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 금리 동결 이후 국채수익률이 급등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1987년 8월27일에 국채수익률이 상승세로 돌아선 날과 비교된다고 밝혔다.

이어 1987년에는 8월27일부터 33거래일 후인 10월15일에 국채수익률이 10.23%로 정점을 찍었다며 이를 올해에 대입하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오는 11월초에 대략 5%에 도달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말은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오는 11월 초 5%를 돌파하면서 증시 폭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11월1일은 FOMC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다.

1987년 다우존스지수와 올들어 나스닥100지수의 움직임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차트도 있다.(아래 차트 참조)



제프리즈의 글로벌 주식 전략팀장인 크리스토퍼 우즈는 최근 1987년에도 증시는 지금처럼 국채수익률 상승에 탄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버텼으나 결국 경제를 뒤흔드는 블랙먼데이 매도세에 굴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1987년 10월에 발생한 일들과 현재의 잠재적인 유사점은 역사적인 증시 폭락(블랙먼데이)에 앞서 10년물 국채가 여름 내내 대규모로 매도됐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블랙먼데이 후 국채 금리 급락


블랙먼데이로 국채수익률이 급락했다는 점을 들어 최근의 국채수익률 상승세를 멈추려면 증시 폭락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시사했다.

우즈는 "S&P500지수가 1987년 10월19일 하루에 20.5% 폭락한 것을 시작으로 4일간 28.5% 급락하자 안전자산 회피 성향이 강화되며 미국 국채는 전형적인 랠리를 펼치며 국채수익률이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군사적 충돌로 군비 지출을 크게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안 그래도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국채수익률 상승은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을 크게 늘리는 무거운 짐이다.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이 목표로 하는 2%보다 상당히 높은 가운데 경제는 예상 이상의 호조세를 계속하고 있어 연준이 연방기금 금리를 조만간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폭락은 국채수익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987년과 다른 점도 많아


반면 현재 시장 상황을 1987년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우선 주요 지수가 하루만에 두 자릿수로 폭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킷 브레이커 제도가 강화됐다. 제도상 1987년처럼 지수가 하루에 두자리수로 폭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올들어 국채수익률 상승에도 증시가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올해 주가 상승세가 대형 기술주 일부 종목에 집중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나머지 대부분의 종목은 지난해 주가 급락 이후에도 수익률이 부진한 상태를 지속하고 있고 상당수 종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전략가인 에드 클리솔드와 탄 응우옌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1987년에는 증시가 과매수된 상태에서 10월 들어 블랙먼데이 직전까지 주가 하락폭이 지금보다 더 컸다"며 "국채 금리도 지금보다 더 높았으며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은 가속화하고 있었고 경기순환 업종은 지금보다 훨씬 강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파월, 뉴욕경제클럽 참석


기막힌 우연은 공교롭게도 블랙먼데이 36년이 되는 19일 제롬 파월 연준(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뉴욕경제클럽에 참석해 공개 발언에 나선다는 점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이날 낮 12시(한국시장 20일 새벽 1시)에 예정돼 있다.

18일에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07년 7월25일 이후 처음으로 4.9%를 돌파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어떤 달라진 메시지를 전할지 주목된다.

최근 연준 위원들은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연방기금 금리를 추가 인상한 것과 같은 금융 조건 긴축 효과가 나타났다며 당분간 금리를 올리지 않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도 이에 동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그의 메시지가 완화적이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만큼 높은 수준의 금리를 장기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플레이션 경계 여전할 듯


윌밍턴 트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크 틸리는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연준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를 뒷받침하는데 도움이 되는 말이라면 무엇이든 했다"며 "이번에도 올 3분기 경제 호조세와 소비자 강세가 인플레이션을 위협하는 요소라고 말할 것이고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기에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버코어 ISI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팀장인 크리슈나 구하는 고객 노트에서 " 파월 의장은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해 금융 여건이 긴축됐다는 점을 언급할 것"이라며 따라서 "10월31일~11월1일 FOMC에서는 정책 대응이 시급하지 않으며 연준이 관망세를 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11월 FOMC에서의 금리 동결은 내년에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계약금" 같은 성격에 불과할 뿐 완화적 정책 기조로의 전환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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