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전 재무위기, 전기료 제때 못 올린 탓"…野 "자구노력 미흡"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세종=최민경 기자 | 2023.10.19 14:31

[the300][2023 국정감사](종합)한국전력공사 등 에너지공기업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한국전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23.10.19.

19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한국전력공사의 경영난의 원인과 해법, 전기요금 인상 문제 등에 여야의 질의가 집중됐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경영난 해소를 위해 단계적으로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들의 수용성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자구책을 이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김동철 한전 사장에게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1kWh(키로와트시) 당 25.9원 정도 올려야 된다고 얘기했는데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급격한 요금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며 "산업부가 반대하면 (요금인상을) 포기할 건가"라고 물었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도 "산업부가 한전의 선 구조조정, 후 요금인상을 얘기하고 있는데 한전 사장으로써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전기요금 인상의 부담이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국민들의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전 스스로 일정 정도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한전의 재무위기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정부나 한전 간에 입장차이는 없다"며 "다만 현재 국내외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한전의 입장을 정부가 다 받아주기엔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용빈 민주당 의원은 "한전이 판매한 전력량을 보면 2022년 기준으로 전년 대비 4.7%가 증가했다는데도 지난해 적자가 났다"며 "석탄과 LNG 등 연료 가격이 상승으로 SMP(전력도매가격)가 오르자 전력구입비가 늘어나 결국 매출액이 증가해도 손실이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기요금의 총괄원가 산정 기준을 개선하지 않으면 직원들의 구조조정, 자산매각만으로는 한전의 적자 문제를 풀수 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전기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에 전기요금을 단 한 번도 안 올리다가 대선에서 지고 난 다음에 딱 한 번 올리는 등 전력정책을 엉터리로 끌어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한전의 자구노력 이행이 미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한전은 출자 지분 해외 사업 부동산을 매각해 1조 5447억 원을 마련하겠다고 기획재정부에 자구책을 제출했다"며 "그런데 부동산 몇 개를 지하고는 매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지난해 한전은 부동산만큼은 즉시 팔겠다고 언론에 발표했는데 올해 팔겠다고 계획했던 부동산 11개 중 4개만 팔렸고 7개는 미매각 상태"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올해 9월까지 목표 대비 88% 수준인 2조8000억원의 (자산매각)실적을 달성하고 있고 2022년 2023년 2년 동안의 누계는 6조6000억원으로, 이행률은 양호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전이 설립한 한전에너지공과대학 문제도 지적됐다. 이용빈 의원은 "한국에너지공대(켄텍, KENTECH)에 다니는 학생들은 에너지 강국 대한민국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며 "전쟁 통에도 학교는 운영했다. 에너지공대 출연금 확보에 대한 이 사장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김 사장은 "아시다시피 한전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고 임직원들의 임금 인상분까지 반납하고 있기 때문에 당초 협약했던대로 다 할 수는 없다"면서 "한국에너지공대의 학사 운영, 연구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대학 측과 긴밀히 협의해서 출연금 규모를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전이 추진한 태양광 사업 관련 비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은 "2014년부터 지금까지 한전에서는 총 112건의 태양광 관련 비리가 적발됐다"며 "겸직 비리가 88건으로 78%에 달한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태양광 겸직 비리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한 후 한 번 적발 시 중징계를 내리고 두 번 적발 시 파면해야 한다"며 "금융 수사기관과 협력을 통해서 태양광 겸직 비리를 저지른 사람의 운영권 처분 현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 사장은 "한전 직원의 태양광 비위에 대해선 사안에 따라 해임 등 최고 수위로 처벌하고 재적발 시 즉시 해임하는 등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선 전업 정치인 출신인 김 사장의 이력을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감 시작 직후 의사진행 발언에서 "김 사장은 한전 전문가도 아니며 한전 창립 후 첫 전업 정치인 출신 사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 이유로 '보은성 낙하산 인사'로 앉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도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김 사장은 과거 국회 산자위원장을 지냈다"며 "이런 분을 전문성이 없다고 하면, 이 자리 위원 모두가 전문성 없는 무지한 사람이 된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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