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년만에 순익-매출 모두 미달…머스크는 더 비관적이었다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10.19 12:00

(종합)

테슬라 독일 기가팩토리 /AFPBBNews=뉴스1

테슬라가 18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예상치에 크게 미달하는 올 3분기 순이익과 매출액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테슬라 주가는 정규거래 때 4.8% 급락한 뒤 시간외거래에서는 반등을 시도했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발언을 시작하자 주가가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테슬라는 이날 정규거래 때 주가가 4.8% 하락한 242.68달러로 마감했다. 실적 콘퍼런스콜이 끝난 뒤 시간외거래에서는 4.2% 추가 하락하며 232.40달러로 더 내려갔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시중 금리 상승이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에 미치는 영향, 전반적인 경제 등에 대해 모두 비관적이었다.



3Q 순이익, 전년비 44% 감소


테슬라는 올 3분기 순이익이 18억5000만달러, 주당 53센트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33억달러, 주당 95센트에 비해 44% 급감한 것이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66센트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전 1.05달러에 비해 37% 감소한 것이며 팩트셋이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73센트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다.

올 3분기 매출액은 233억5000만달러로 1년 전 215억달러에 비해 9% 늘었다. 그러나 역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242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테슬라가 순이익과 매출액 모두 시장 컨센서스에 미달하기는 2019년 7월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규제 크레딧 매출, 2배 가까이 급증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인 댄 레비는 이날 테슬라의 EPS에서 7~8센트는 규제 크레딧 덕분으로 보인다며 테슬라의 실적에는 "많은 특이하고 일회적인 플러스 요인들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 크레딧은 미국 주정부가 배기가스 배출 감면에 기여한 기업에 부여하는 일종의 포인트다. 이 규제 크레딧은 기준 이상으로 배기가스를 배출한 기업에 판매할 수 있다.

실제로 올 3분기에 테슬라의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196억3000만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5억5400만달러가 규제 크레딧 매출이었다. 규제 크레딧 매출은 전분기 2억8200만달러, 1년 전 2억8600만달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자동차 부문 외에 에너지 생산 및 저장 사업의 매출액은 15억6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 매출총이익률 16.3%


올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17.9%로 전분기(2분기) 18.2%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해 3분기 25.1%에 비해서는 더 크게 추락한 것이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7.7%는 살짝 웃돌았다.

하지만 규제 크레딧을 제외한 자동차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은 16.3%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 17.5%를 밑돌았다. 이는 전분기 18%보다 더 내려간 것이다.

올 3분기 영업이익률도 7.6%로 전년 동기 17.2%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이익률 하락은 올들어 몇 차례 이뤄진 전기차 가격 인하 탓이다. 테슬라는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과 전기차시장의 경쟁 심화에 맞서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다.

올 3분기 테슬라의 전기차 평균판매단가(ASP)는 4만4000달러로 1년 전 5만4000달러에 비해 1만달러가량 하락했다. 가격 인하로 테슬라의 올들어 3분기까지 전기차 인도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올 생산량 목표치 180만대 유지


테슬라는 올해 전기차 인도량이 180만대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존 목표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를 위해서는 올 4분기에 전기차를 최소 47만5000대 이상 인도해야 한다.

하지만 머스크는 내년 전기차 생산량 목표치를 묻는 질문에는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연평균 50%의 성장률을 영원히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만 말했다.

그간 테슬라는 매출액 가이던스를 제공하지 않는 대신 전기차 판매량을 연평균 50%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제시해 왔다.

올해 생산량 목표치 180만대는 지난해 130만대에 비해 38.5% 늘어난 것이다.




사이버트럭, 11월30일 첫 배송


테슬라는 이날 소셜 미디어 X에 "사이버트럭 생산이 올해 말을 목표로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첫 배송은 오는 11월30일 텍사스 공장에서 이뤄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11월30일에 사이버트럭 첫 배송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릴 것이라고 공지했다.

사이버트럭은 연간 12만5000대의 생산 역량을 갖춘 텍사스 공장에서 현재 "시험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머스크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사이버트럭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사이버트럭이 "대량 생산 단계에 도달해 사람들이 감당할만한 가격으로 현금흐름에 플러스가 되기까지는 엄청난 작업이 요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사이버트럭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싶다"며 "사이버트럭은 대단한 제품이지만 재무적으로 의미 있는 수준의 현금흐름을 창출하기까지는 1년에서 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셜 미디어 X에 올라온 사이버트럭 소식

머스크는 사이버트럭 생산의 복잡성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는 사이버트럭으로 우리 자신의 무덤을 파고 있다"고도 했다.

사이버트럭은 2019년에 디자인이 처음 공개된 후 비용 증가와 설계 변경 등으로 생산이 연기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의 연간 생산량이 빨라야 2025년이 돼야 25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는 월가의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낙관적인 것도 아니다.

머스크는 현재 100만명 이상이 사이버트럭 구매를 예약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슬라도, 머스크도 사이버트럭의 정확한 사양과 가격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히지 않았다.



머스크, 금리 상승에 수요 둔화 우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사이버트럭이 테슬라가 3년만에 처음 선보이는 승용차 모델이자 곧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신차 모델이라며 테슬라가 몇가지 한정된 전기차 모델만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머스크는 경제 전반에 대해서도 비관적이었다. 그는 "나는 우리가 처해 있는 고금리 환경을 걱정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를 할부금융으로 사기 때문에 매달 내야 하는 할부금이 자동차 구매의 중요한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금리가 현재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올라간다면 사람들이 자동차를 구입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머스크는 "비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사람들이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공장 건설에도 신중


머스크는 멕시코에 건설을 계획 중인 공장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테슬라 경영진은 이날 멕시코에 계획한 공장을 "건설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머스크는 멕시코 공장 건설에 "전력 질주하기를" 주저한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경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최고 속도로 불확실성 속으로 달려들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가 광고하기를 원하는데 대해 "테슬라 광고가 사람들이 구입할 수 없는 대단한 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광고도 자동차 가격이 살만한 수준이 돼야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현재 클릭당 비용을 지불하는 온라인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WSJ는 테슬라가 수년간의 고속 성장 이후 어려운 환경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자동차 할부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비싼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WSJ는 또 미국의 전기차 판매가 계속 늘고 있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 증가 속도가 느려지면서 판매되지 않은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테슬라의 미래가 자율주행 기술을 포함한 소프트웨어에 있으며 이 소프트웨어가 결국 막대한 수익을 창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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