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우주, 위성 100만개로 질식"…국제규범 강화 필요해[우주다방]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3.10.19 08:17

세계 각국 위성발사 계획 증가…"종이로만 쏜 위성, 넘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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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향후 지구 저궤도(LEO)에 인공위성이 100만개에 달할 수 있다며 우주 공간 사용에 대한 법률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발사 계획을 제출한 위성 숫자는 100만개가 넘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에 따르면 마이클 바이어스(Michael Byers) 정치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 1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100만개의 종이 위성'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실제 위성 발사 수요가 늘어남과 동시에 각국이 위성 발사 계획을 과도하게 제출하며 문서로만 존재하는 위성이 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ITU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했다. ITU는 무선 주파수 분배·관리 국제기구로, 위성 발사가 본격화된 1964년부터 위성 관리 임무도 맡고 있다. 위성을 발사·운영하려는 세계 각국 정부와 기업은 ITU에 계획서를 제출하고 이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한다.

ITU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스페이스X와 영국 원웹 위성은 지난 7월 기준 우주에 각각 약 4500개와 630개 존재한다. 스페이스X는 2020년대 중반까지 저궤도에 소형위성 1만2000개를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이용 가능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원웹도 더 많은 위성 발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위성 군집(Constellation)을 발사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나라도 있었다. 르완다는 '시나몬-937' 위성 군집을 통해 총 33만7320개를 저궤도에 띄우겠다는 계획서를 제출했다. 세계 각국 정부나 기업의 무분별한 신청을 보여주는 사례다.

연구팀은 우주 공간을 무제한 자원으로 취급하는 실태로 세계 각국이 심각한 안전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선 주파수 간섭 문제나 우주 궤도에서 물리적 충돌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지구 저궤도에는 이미 수만개 위성으로 붐비고 있으며 더 많은 위성으로 인해 질식할 수 있다"며 "이는 우주 궤도 공간의 사용에 관한 엄격한 법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100만개 위성 중 일부라도 실제 발사된다면 충돌 위험, 빛 공해, 지구 재진입 위험 등 다양한 문제가 빚어질 것"이라며 "우주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국제 규범과 통제 수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4일 지구 궤도에 우주 쓰레기를 방치한 미국의 위성·케이블 방송사인 '디시 네트워크'에 사상 처음으로 벌금 15만달러(약 2억원)를 부과했다. 벌금 사유는 2002년 디시 네트워크가 발사한 인공위성 '에코스타-7'을 현재 사용 중인 위성들과 충분한 거리를 두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지구 주변에 둘러 싸인 인공우주물체. 흰 점은 인공위성, 파란 점은 우주발사체 잔해, 붉은 점은 그 외 인공우주물체의 잔해다. 현재 우주에는 운용 중인 인공위성보다 임무를 마치고 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가 더 많다. / 사진=한국천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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