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목 못 받는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23.10.19 05:33
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된 지 9일째에 접어들었으나 예년과는 달리 이른바 '국감 스타'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신문지를 깔고 국정감사장에 드러누웠던 고(故) 노회찬 의원처럼 수년 간 회자될 정도의 사건이 매년 일어나긴 어렵지만, 올해처럼 국정감사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이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감사가 시작되던 지난 10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정감사는 경제위기에도 폭주하는 윤석열정부에 맞설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비상한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천을 위한 현역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이번 국정감사 실적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물러선다면 국민들이 질문할 기회조차 없다"더니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현 정부의 행정을 대상으로 하는 사실상 첫 국정감사를 내년 총선 평가 기준에서 뺀 것이다. 정부의 잘못을 지적하는 국정감사가 야당 주도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국정감사가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유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당도 국정감사보다는 지도부 개편 등 정치 현안에 더 주목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최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임명직 당직자를 교체했다. 국민의힘의 마라톤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김기현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재신임을 받으며 일단락되긴 했지만 여진은 끝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올해 국정감사에서 주로 다뤄지는 이슈도 통계조작 의혹,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양평 고속도로, 전기요금, 가계대출 등으로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모두 중요한 현안들이지만 약 300며의 국회의원 각자 눈에 불을 켜고 발굴한 이슈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마저도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기보다는 여야 간 말싸움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강했다.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회의 첫 달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체포동의안 가결, 청구 기각 등으로 흘러간 상황에서 국정감사마저 이렇게 지나간다면 국민들은 국회의 역할이 무엇인지 의심하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국회 본연의 기능에 걸맞게 여야가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경쟁을 펼치길 기대한다.

안재용 기자 /사진=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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