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양 AI칩도 규제"…美, 對中 반도체 수출제한 강화 발표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10.17 22:51
/사진=블룸버그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수출제한을 한층 강화한 새로운 제한 조치를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새로운 조치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AI) 칩 등 저사양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추가로 금지하고, 미국의 무기 금수 조치 대상인 회사로 반도체 장비 등을 수출하는 것도 통제하기로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당초 규제안에 없었던 특정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는 동시에 수출 기준을 충족하는 AI 반도체라도 기업들의 출하 보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이 새로운 조치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마카오 및 기타 국가에 본사를 둔 기업의 해외 사업부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금지한다. 이는 반도체가 중국으로 불법적으로 밀수되거나 중국 모기업이 해외 사업부를 통해 반도체를 수입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18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 이하 시스템 반도체 생산 장비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압박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미국의 규제가 고사양 반도체 중심이라는 점을 역이용해 저사양 반도체를 중국 수출용으로 개발해 수출을 이어갔다. 이에 미국 정부는 기업의 이런 행보를 전면 차단하고자 저사양 반도체도 규제 대상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엔비디아의 중국 매출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AI 용 첨단 반도체인 A100과 H100의 중국 수출 길이 막히자, 성능은 떨어지나 수출규제에는 걸리지 않는 중국 수출용 저사양 A800·H800 반도체를 개발·생산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은 "새로운 조치는 지난해 10월 발표된 수출규제의 허점을 보완해 (반도체가) 중국의 군사 강화에 활용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수출규제 통제가 "적어도 매년(at least annually)"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중국의 군사 응용 분야에 중요한 'AI와 정교한 컴퓨터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둔다는 점을 재차 언급하며 "미국이 중국을 경제적으로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의 미국 추가 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수출규제 추가 조치 발표를 앞둔 이날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할 것이다. 미국은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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