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붙는 센터포인트 강남빌딩 매각전, 특이한 매각방식도 눈길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 2023.10.17 15:58
센터포인트 강남 조감도/사진=마스턴투자운용 제공

서울 강남역 인근 오피스 개발건인 '센터포인트 강남' 매각에 속도가 붙는다. 별도의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하는 등 매도 측은 매각 시계를 앞당긴다. IB(투자은행)업계에선 올 연말까지 센터포인트 강남의 딜 클로징이 무사히 끝날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IB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이하 마스턴)은 오는 18일부터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센터포인트 강남 매각 관련 딜 인터뷰를 진행한다. 지난 13일 진행한 입찰에서 8곳의 원매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 매물로 나온 지 1달 만이다.

이번 매각 과정은 특이한 방식으로 진행돼 IB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매도자 측이 매각 주관사를 먼저 선정하고 원매자들이 입찰에 들어오는 게 부동산 투자시장의 통상적인 매각 방식이다. 하지만 마스턴은 매각 주관사가 직접 원매자를 섭외해서 함께 입찰에 참여하라고 주문했다. 절차를 간소화한 만큼 매각 진행도 빨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마스턴은 최근의 부동산 시장을 반영해 매각 방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이 사업 확장과 사옥 마련을 위해 SI(전략적투자자)로 참여, 직접 오피스 자산 인수전에 뛰어드는 일이 많아졌다. 센터포인트 강남이 강남 핵심 업무권역(GBD)에 위치한 만큼 SI들의 매입 수요가 높을 것이라 마스턴은 판단했다.

마스턴 관계자는 "센터포인트 강남이 더블역세권에 위치해 이번 인수전에 기업들이 많이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SI들이 센터포인트 강남을 사옥으로 쓴다면 구조 변경을 해야 하니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매각 방식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전엔 F&F, 현대차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F&F는 지난 7월 사옥으로 쓸 계획으로 서울 서초구 마제스타시티 타워1 인수를 검토했으나 최종 철회했다.


매각 시계가 빨라야 하는 사정도 고려됐다. 센터포인트 강남의 개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마스턴제99호PFV'는 내년 8월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완공이 채 1년도 안 남은 시점인 걸 감안하면 원매자들이 발 빠르게 인수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IB업계 일각에선 이번 매각과 관련해 다른 해석들이 나온다. 고금리 상황에서 부동산 자산가치가 떨어지며 마스턴의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제기됐다. 연말을 앞둔 출자자(LP)들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위해 자금 회수에 나서는 움직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직원공제회는 마스턴제99호PFV에 지분 48%를 보유한 '마스턴기회추구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2호'를 통해 출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마스턴 자체적으로 (센터포인트 강남을) 빨리 팔고 거기서 나오는 매각 성과 보수를 유동화할 걸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며 "개발건인 만큼 확실하게 딜 클로징까지 할 수 있는 원매자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마스턴 관계자는 "자금 사정이 안 좋아 서둘러 매각하는 건 아니다"라며 "다양한 수요, 높아진 물건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금이 센터포인트 강남의 매각 적기라 판단해 매각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센터포인트 강남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824-22외 3필지에 위치한다. 지하 6층~지상 14층 규모로 연면적은 2만7024㎡다. 평균 매각가는 3.3㎡당 4000만원 초중반, 총 매각가는 3600억~3800억원 수준으로 IB업계는 예상한다. 센터포인트는 마스턴이 만든 오피스빌딩 브랜드다. 2016년 센터포인트 광화문 매각 당시 보험사, 공제회,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가 몰리며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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