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광범위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대표부는 "이스라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의 전쟁범죄와 대량 학살이 즉시 중단되지 않으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상황은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그 결과의 책임은 유엔과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그리고 안보리를 막다른 길로 인도하는 국가들에 있다"고 지적했다.
좀 더 직접적인 의사 표시도 전해졌다. 미국 악시오스가 소식통들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14일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토르 벤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와 만나 이번 전쟁이 "지역전쟁으로 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스라엘이 가자로 진입해 지상전을 벌인다면 이란은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다는 표현도 썼다.
지난 7일 새벽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통치 중인 가자지구 장악이 아닌 '하마스 제거'를 이번 전쟁의 목표로 잡고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가자지구에 대한 대대적인 지상군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앞서 하마스와 전쟁을 공식 선포하며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을 위한 예비군을 소집했고, 현재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는 36만명의 이스라엘 예비군이 집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가자지구 외곽 인근에 배치된 병력에 "(전쟁의)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군인들에게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가 돼 있느냐"고 물은 뒤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도 '다음 단계'를 언급했다. AP 등에 따르면 IDF는 이날 성명에서 하마스에 대한 '다음 단계'의 전쟁을 준비 중이라며 지상군(육군)·공군·해군의 합동 공격과 중대한 지상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광범위한 공습 외에도 확정된 전투 분야에 대비해 군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준비는 "중요한 지상 작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CNN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대피령에 가자지구 남부에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이 몰려 혼잡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민간인들은 "남쪽으로 이동해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며 동쪽과 서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팔레스타인 기자인 하셈 알 사우디는 CNN과 전화 인터뷰에서 "(북부) 주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하면 머물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동 경로 자체도 안전하지 않다. 남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조차 공습당했다"며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이스라엘의 광범위한 공격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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