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韓 건전재정, 잘 대응한 것…이·팔 전쟁 영향은 지켜봐야"

머니투데이 마라케시(모로코)=유선일 기자 | 2023.10.13 12:0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사진=마라케시 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 간 분쟁에 따른 국내외 경제 영향에 대해선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IMF(국제통화기금)·WB(세계은행) 총회 및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모로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이 총재는 12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 총재는 "(국제사회에서) 가능하면 재정을 건전한 방향으로 돌이켜야 한다는 정책 논의가 많다"며 "한국을 굉장히 좋은 케이스로 본다. 우리가 기준금리를 먼저 올렸지만 재정을 굉장히 건전하게 한 것은 좋은 예"라고 했다.

그는 "IMF에서 공식적으로 (한국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며 "재정정책 기조를 (확장에서 건전으로) 바꾸고 중장기적으로 경기를 보면서 재정 건전화하는 것, 그리고 타깃 되지 않은 지출에서 타깃된 지출로 가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한국 정부가 다른 선진국과 달리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고 재정건전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겨왔다는 것과 20~30년 뒤 고령화 문제로 재정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 높다는 얘기는 세계적으로 다 인정하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인 성장률은 재정을 풀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며 "경기가 나쁘다고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 풀면 그것도 문제"라고 했다. 이어 "재정을 무조건 긴축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재정을 통해 성장률을 올리려 하면 부작용이 더 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운데)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사진=마라케시 공동취재단
이 총재는 국제사회에서 논의가 많은 또 다른 주제로 '지정학적 긴장'을 꼽았다.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교전이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국제적으로) 유가와 중동 이슈, 공급망 사슬이 어떻게 될지 논의가 있던 가운데 갑자기 이스라엘과 하마스 얘기가 더해졌다. 이번 주 내내 (국제사회가) 그 얘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당 사안은) 이제 시작이며 앞으로 정치·경제학적으로 중동이 어떻게 될지가 중요한 이야기 같다"며 "시장에서 금리·환율·주가는 당장은 안정이 됐는데 다들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 기준금리와 관련해선 "우리 환율이나 시장가격 변화를 보면 미국이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장이 어느 정도 프라이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환율이 절하됐던 것은 단순히 절대적 금리 레벨이 올라가서가 아니라 (미국 금리가) 75bp씩 올라가고 계속 올라갈 것이란 기대가 준 영향이 크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금리가) 올라가더라도 급격한 것이 아니라면 시장이 예상한 수준일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한은 입장에선 (기준금리 결정 시) 우리 물가가 어떻게 변동할지가 더 중요하다"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까지 간 것은 예상보다 조금 더 올라간 것이지만 연말엔 3% 초반으로 떨어지고 내년 말까지는 2%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유가가 어떻게 될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향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 유가 변동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예상한 경로대로 움직일 것인지 이보다 높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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