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믿고 여드름 치료제 샀다 탈모?…높은 조회수 속지 마세요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3.10.12 13:16

[박정렬의 신의료인]

일산백병원 피부과 허식 교수팀이 여드름 치료제 관련 유튜브 영상 164개를 분석한 결과, 영상 정보주체가 의료인인 경우 비의료인보다 건강정보의 신뢰도와 정확성이 더 높았다./사진=일산백병원

유튜브를 통해 얻는 의학 정보의 상당수가 신뢰성이 떨어지고 품질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비(非)의료인이 제작한 영상은 정확성이 더욱 낮았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피부과 허식 교수팀은 여드름 치료제와 관련한 유튜브 영상 164개를 분석한 결과, 전반적인 신뢰성과 품질 평가에서 '중대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허 교수팀은 여드름 치료 약물인 이소트레티노인(로아큐탄, 이소티논)을 키워드로 영상을 검색하고 건강 정보의 신뢰성과 타당도를 검증하는 '디선'(DISCERN)이라는 평가 도구를 활용해 분석했다. 디선은 정보 신뢰성을 평가하는 문항 8개, 치료 정보의 질을 평가하는 문항 7개, 전반적인 질을 평가하는 1개 문항 등 총 16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정보의 정확성과 포괄성을 세밀하게 알아보기 위해 △약물 기전 △약물 적응증 △용법 △금기사항 △부작용 △혈액검사 △약물 상호작용 △임신 관련 문제점 등 8가지 항목을 추가해 평가에 반영했다. 각 문항당 1점(전혀 만족하지 않음)에서 5점(전적으로 만족함)으로 점수를 매겼다.

허식 인제대 일산백병원 피부과 교수.

분석 결과, 유튜브 영상의 신뢰성과 품질 평균 점수는 2.24점으로 나타났다. "심각하거나 광범위한 결함"을 뜻하는 1점 미만 항목이 전체 24개 항목 중 7개 항목이나 됐다. "심각하지 않으나 잠재적으로 중대한 결함"을 뜻하는 3점 미만 항목도 15개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구팀이 추가한 8개의 정보 정확성 평가 항목 점수는 0.61점으로 매우 낮았다. 특히 약물 상호작용 설명(0.1점)과 혈액검사 필요성 설명(0.27점), 약물 적응증(0.29점) 등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164개 영상 중 정보 주체가 의료인인 영상은 전체 44%(72개), 비의료인은 56%(92개)로 조사됐다. 의료인(2.63점)이 비의료인(1.93점)보다 정보 정확성과 신뢰도 등 전반적인 영상 품질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영상 조회수와 품질 평가점수는 상관관계가 없었고 오히려 '디선' 점수가 낮을수록 조회수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의료인 중 피부과 전문의와 일반 의료진의 영상 품질에는 차이가 없었다.

_DISCERN 분석 결과./사진=일산백병원
정보의 정확성 평가 분석 결과./사진=일산백병원

허식 교수는 "여드름은 청소년의 85%에서 나타나는 흔한 피부질환으로, 이 연령대가 유튜브 이용률이 매우 높은 점을 감안할 때 품질 낮은 영상이 여드름 치료에 대한 인식 자체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며 "유튜브 건강 정보를 맹신하지 말고 증상이 생기면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교수는 "이소트레티노인은 가장 효과가 좋은 여드름 치료제이지만 피부 건조증이나 휴지기 탈모 등의 부작용과 함께 가임기 여성이 약물 복용 중 임신할 경우 태아 기형을 초래할 수 있어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SCI급 국제학술지인 '대한피부과학회지'(Annals of Dermatology)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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