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2’ 리아킴, 정점 찍어본 언니의 서바이벌 도전

머니투데이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 2023.10.12 09:47

초반 구설과 부진 딛고 실력으로 이름값 톡톡히 해내

사진='스우파' 시즌2 방송 영상 캡처


“난 정점을 찍어본 사람!”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연자답게 등장부터 기세가 대단하다. 자신을 소개하며 위처럼 말한다. 대체 누군데 이렇게 거만하게 소개를 하나 생각할지 모른다. K-POP이나 코레오그래피 신, 혹은 스트릿 댄스 신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거라 생각하기에 무심히 던져본다. 댄서 리아킴이다. 우리나라 댄스 문화에 큰 발전을 이끌고 영향을 준 댄서이자 안무가로 손꼽히는 리아킴이 대단한 도전에 나섰다. 자신의 이름과 위치만으로도 이미 리스펙(존경)을 받는 그가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시즌2’(이하 ‘스우파2’)에 출연자로 이름을 올렸다.


사실 리아킴은 ‘스우파’ 시즌1 기획 당시 출연을 제안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많았고, 경쟁 프로그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자신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시청한 이후 “스케줄을 빼서라도 나가야 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출연하게 됐다고. ‘스우파2’ 제작발표회 당시 “(스우파2가) 인생에 다신 없을 경험을 느끼게 해준 것 같아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던 그의 말처럼 방송에서 마주한 그의 모습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스우파2’에 임하는 중이다.


사진='스우파' 시즌2 방송 영상 캡처


“팝핑과 락킹으로 세계 대회 우승도 해봤고, 스트릿 쪽과 코레오그래피 신에서 정점을 찍어본 사람”이라는 자기소개처럼, 발걸음에서도 기세가 대단했다. 때문에 작업 방식에서도 남다른 카리스마가 기대됐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동생들(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소속 안무가인 에이미, 도희, 데비 레디, 하리무)과 함께할 땐 따뜻한 리더의 품격이 화면 너머로도 느껴졌다. 동생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여주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성상 미션마다 촉박한 시간 탓에 마음이 급해질 때에도 참고 기다려주는 참 리더의 모습 말이다.


다만, 리아킴의 진짜 매력이 드러나기까진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역시 ‘노 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로 첫 화를 시작했고, 리아킴과 딥앤댑 리더 미나명 사이의 오래 묵은 불화는 제작진에게 이야기를 만들고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좋은 소재였다. 여기에 감정이 격해진 리아킴이 미나명을 밀어내는 장면까지 연출됐다. 심사위원으로부터 혹평까지 듣게 된 이후 두 사람은 댄서로서 창피하고 부끄러운 배틀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로부터 몇 번의 미션이 지나고, 탈락 배틀 끝에 딥앤댑의 하차가 결정된 자리에서 미나명은 “지난 10년 동안 너무 감사했다고 인사드리고 싶다”며 리아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리아킴 또한 미나명을 향해 “마지막 무대 무척 멋있었다. 진짜 대단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의 이름조차 껄끄러워했던 두 사람은 “우리 화해하자, 이제”라는 말과 함께 지난 시간 속 끈끈했던 ‘언니와 동생’으로 돌아갔다. 리아킴은 “딥앤댑의 미나명으로, 새로운 크루의 리더로서 더 잘 됐으면 좋겠다”라며 동생의 새로운 내일에 응원의 말을 보탰다.


사진='스우파' 시즌2 방송 영상 캡처


이렇다 보니 방송 초반, 리아킴은 유명세에 비해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하다며 안 좋은 소리를 들어야 했다. 계급 미션에선 자신이 구상한 안무조차 시연하지 못해 민망해했고(그는 한 방송에서 성인 ADHD 판정을 받은 바 있다), K-POP 데스매치 미션 당시에는 준비 과정에서 고통을 호소하며 눈물을 훔쳤다. “원밀리언 수장으로 왔는데 좋은 결과가 안 나와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아무것도 증명해내지 못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리아킴이 빛을 발한 건 메가미션부터였다. 30인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조건에 무려 100명의 댄서와 함께하는 무대를 구성했다. 이를 통해 리아킴은 ‘스우파2’ 출연 이후 시끄러웠던 이른바 커리어 논란을 말끔하게 지웠다. 달과 한반도에서 시작되는 원밀리언의 메가미션 영상은 100명의 댄서와 함께 태극 문양으로, 연꽃으로 순간순간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잠시도 눈 뗄 수 없는 영상은 많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대중은 ‘좋아요’로 마음을 표현했다. 리아킴은 메가미션에서 심사위원에게 392점(400점 만점)을 받았고, 원밀리언은 미션 1등을 차지했다.




“확신이에요! 이건 자신이 아니라.”


이후 화사 신곡 시안이라는 미션이 주어지자 리아킴은 다시 한번 자신감을 보였다. 지금껏 마마무와 화사의 솔로곡까지 여러 차례 호흡을 맞춰왔기에 화사의 장점은 물론 취향까지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 그는 크루원들과 작업 중에도 화사가 손을 잘 사용하고, 바닥에 앉아서 안무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등의 팁을 전달했다. 크루원들은 리아킴에게 전달받은 팁을 활용해 포인트 안무 창작에 집중했다. 리아킴은 크루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세세한 피드백을 더하고 포인트가 될 동작을 더했다.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리아킴은 “원밀리언은 밥 먹고 챌린지 안무 구성에만 집중했다”며 “챌린지 안무는 원밀리언의 안무로 간다. 확신이에요! 이건 자신이 아니라”라고 강조했다. 그의 확신에 찬 말처럼 결국 화사의 신곡 시안 미션 1등은 원밀리언에게 돌아갔다.


어떤 분야에서든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란 쉽지 않다. 그 명성을 지키기란 이름을 알리는 것 이상으로 힘들다. ‘스우파2’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기존에 쌓아온 명성에 흠집 내는 게 아니냐는 염려와 함께 구설까지 쌓이던 시간들. 과도한 설전과 배틀에서의 모습은 기존에 쌓아온 원밀리언의, 그의 명성에 흠만 될 뿐이라며 ‘스우파2’ 출연을 마이너스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물론 리아킴은 자신의 실력으로 모든 논란을 한 번에 날렸다. 자신의 위치에 안주하지 않는 리아킴의 도전 정신에 원밀리언의 다음 미션도 그저 기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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