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바이든 '惡' 발언, 미국의 '이중 기준' 보여줬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10.11 09:40

[이·팔 전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충돌과 관련해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자신들의 '악(evil)'이라고 규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판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하마스가 이날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발언을 '단호하게'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는 성명에서 "바이든의 발언은 야만적인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선동적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하마스는 "바이든의 발언에는 시온주의 정부의 범죄와 테러가 가려졌다"며 "미국 대통령은 시온주의 세력이 사람들(팔레스타인인)을 상대로 저지른 냉혈한 학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미국의 '이중 기준 정책' 기조가 드러났다며 미국의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이날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을 통해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공격으로 미국인이 최소 14명 사망했다며 하마스를 "순전한 악(sheer evil)"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하마스 공격) 희생자 중에는 어린아이와 여성들이 있었다"며 "여인들은 성폭행을 당했고, (하마스의) 전리품으로 과시됐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하마스의 인질 처형 협박에 대해 "피에 굶주린 잔인함은 옛 ISIS(이슬람국가)의 만행을 떠올리게 하는 테러리즘"이라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우리의 결심은 분명하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미국은 이스라엘의 편"이라며 우리는 항상 그랬던 것처럼 유대적이고 민주적인 이스라엘 국가가 오늘도, 내일도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긴급연설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원을 약속했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도 두 정상이 통화했다.

한편 백악관은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에서 실종된 미국인이 20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수치가 하마스가 구금하고 있는 미국인 인질의 수를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며 정확한 인질의 수는 현재 파악 중이라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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