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에 "오히려 좋아" 한국전력, 4분기 요금 인상 힘받나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3.10.10 16:40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발생으로 국제유가가 약 4% 급등한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만남의광장 주유소에 휘발유·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2023.10.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 변동성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인다. 전쟁을 계기로 오히려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의 요금 인상 명분이 확보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배경이다. 외국인과 기관 매수세도 유입되고 있다.

10일 한국전력은 전일대비 80원(0.46%) 오른 1만7640원에 마감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상승세다. 장중 2.85%까지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기관이 이날 20만8800여주, 외국인이 8만2800여주 순매수했다.

한국전력은 올해 3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킬로와트시(kwh)당 요금을 각각 13.1원, 8원 올린 덕분이다. 이에 3분기에는 전기를 많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구조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 7~9월 평균 전력도매가격(SMP)은 148.7원/kwh로 전년동기대비 22% 하락한 반면, 7월 한국전력의 평균 전력판매단가는 전기요금 인상이 반영돼 165.8원/kwh으로 25% 증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58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가 예상된다. 그러나 4분기에는 최근액화석유가스(LNG) 가격이 상승한 여파로 다시 영업적자 63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상황 속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은 국제유가 변동성을 더욱 키운다. 둘다 원유 생산지가 아니긴 하지만, 심리적으로 국제유가 상방 압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WTI는 전장보다 3.59달러(4.34%) 오른 배럴당 86.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LNG가격 역시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전력에는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이로 인해 LNG가격이 대폭 상승하면 오히려 확실한 전기요금 인상 계기가 되면서 한국전력 장기 실적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LNG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민심을 살피느라 전기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제로(0)'에 수렴했다면, 이번 전쟁이 확실한 인상 명분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사우디 감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유가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총선 전 어려워 보였던 요금 인상론이 힘을 얻는 중"이라며 "WTI(서부텍사스산원유)가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면 재차 적자전환이 예상되는데 내년 말부터는 한전채 발행으로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소폭의 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전 자구책과 당정 협의까지 선행된다면 국정감사 종료(10월26일) 후 결론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날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과 관련해 "상반기에 마이너스 8조4500억원 적자를 기록했는데 도대체 얼마까지 적자를 (지속)하면서 전기요금 정상화 방안을 미룰거냐"고 언급한 것도 요금인상에 힘을 보탠다.

충분히 내려간 주가도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12개월 포워드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33배로, 청산가치인 1배에 한참 미달한다.

(예루살렘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 지구가 불길과 연기로 덮여 있다. 2023.10.10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같은 상황은 한국가스공사도 마찬가지다. 도시가스 민수용(주택용) 요금이 충분히 오르지 않아 미수금이 쌓이는 구조였다면, 이번 전쟁으로 요금 인상 명분이 생길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전일대비 600원(2.56%) 상승해 2만4050원을 기록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4만400여주, 1만3900여주 매수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NG가격 안정화에 따른 미수금 발생규모 축소로 7월까지 강한 하방경직성은 유지했으나, 필요한 수준의 판매요금 인상 모멘텀이 없었다"며 "내년 총선 이후에 시장이 원하는 만큼 제법 크게 요금을 올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한국전력 역시 빠르게 적자구조를 탈피해야 신재생이나 전기차 수요 급등에 대비해 국가전력망 확충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여전히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요금을 인상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레벨을 올리느냐가 중요한데 할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3분기는 흑자전환하더라도 4분기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지하철서 지갑 도난" 한국 온 중국인들 당황…CCTV 100대에 찍힌 수법
  2. 2 김호중, 뺑소니 피해자와 합의했다…"한달 만에 연락 닿아"
  3. 3 "1.1조에 이자도 줘" 러시아 생떼…"삼성重, 큰 타격 없다" 왜?
  4. 4 빵 11개나 담았는데 1만원…"왜 싸요?" 의심했다 단골 된 손님들
  5. 5 한국 연봉이 더 높은데…일 잘하는 베트남인들 "일본 갈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