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사업은 지역경제 되살리는 선진국형 관광산업"

머니투데이 이창명 기자 | 2023.10.12 05:30

[인터뷰]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

롯데관광개발이 전세선으로 사용하는 세레나 코스타호/사진제공=롯데관광개발

내년 5월 충남 서산시 대산항을 모항으로 일본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대만 기륭을 거쳐 부산에 도착하는 롯데관광개발의 크루즈 전세선이 운항된다.

'바다 위의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는 최소 4박5일 이상 일정으로 관련 항만이 갖춰진 주요 여행지를 들른다. 크루즈 산업 불모지인 충남 지역에 크루즈 항만 인프라가 구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 만난 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의 기대가 남다른 이유다. 그는 2010년 국내 여행사에선 처음으로 크루즈 전세선을 운항하면서 부산과 일본을 경유하는 상품을 최초로 내놓은 주인공이다.

백 대표는 "2008년 인구 1만명에 불과했던 그리스 산토리니를 처음 찾았을 때 크루즈 산업의 필요성을 직감했다"면서 "3면이 바다이고 중국과 대만, 일본과 인접한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특성상 지중해를 뛰어넘는 크루즈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후 강원 속초와 제주를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전세선을 잇따라 출항시키며 2013년 명예제주특별자치도민, 2017년 명예강원도민 증서를 받았다. 내년엔 제주와 부산, 속초, 전남 여수 등 기존 크루즈 거점도시에서 벗어나 서해 지역을 모항으로 하는 크루즈 항만이 생긴단 점에서 의미가 있단 평가다.

세레나 코스타호 내부/사진제공=롯데관광개발

백 대표는 "이제 지역에서도 크루즈의 가치를 알아보고 있고 서산시에서 매우 강력하게 추진해왔다"면서 "크루즈 1대가 전세항공기 15대에 맞먹는 인원을 싣고 나르는 만큼 크루즈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선진국형 관광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아직 국내 여행시장에선 크루즈 여행이 낯설고 정보도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크루즈 사업이 여행산업에서 가장 전망이 밝은 분야란게 백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로 팬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전인 201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수는 2900만명에 달했지만 크루즈 관광객은 4만4000명에 불과했다. 반면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약 2350만명)에도 못미치는 대만 크루즈 관광객은 한 해 40만명에 육박했다.

올 여름 롯데관광개발이 전담한 기항지 투어로 7~8월에만 3만4000여명의 해외 관광객이 일본 요코하마와 대만 기륭에서 바다를 건너 제주와 부산에 왔다. 하지만 기항지와 연계한 지역별 다양한 상품이 자리를 잡은 해외와 달리 아직 제주나 부산을 단순히 들르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백 대표가 국내 크루즈 사업에서 아쉽다고 보는 대목이다.

백 대표는 "우리 관광산업의 강점은 케이팝(K-POP)을 시작으로 음식과 패션 등에서 이어지고 있는 세계적인 한류열풍이라고 보는데 K-콘텐츠를 활용한 문화산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지원과 협업이 매우 중요하고, 아시아 크루즈 활성화를 위해 무사증(무비자) 제도와 같은 보다 자유로운 환경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현 롯데관광개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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