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 "나 이제 늙었지 '현타'"…'반갑다 이효리!' 외친 이유 [인터뷰]

머니투데이 김나라 기자 ize 기자 | 2023.10.10 13:32

드라마, 예능 이어 영화 '화사한 그녀'로도 안타 칠까?

/사진=㈜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배우 겸 가수 엄정화가 2023년 마지막까지 화사하게 장식한다.


엄정화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한 카페에서 아이즈(IZE)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3년은 그야말로 '엄정화의 해'였다. 이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기도 하다. 엄정화는 올해 드라마 '닥터 차정숙'으로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킨 뒤 예능 '댄스가수 유랑단' 또한 큰 사랑을 받았다. 기세를 몰아 오는 11일엔 영화 '화사한 그녀'(감독 이승준)로 관객들을 찾아가며 스크린까지 접수에 나선다. '화사한 그녀'는 인생 역전을 꿈꾸는 지혜(엄정화)와 그녀의 딸이 600억 재산을 보유한 문화재 브로커의 집안에 잠입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


이 같은 '올 킬' 활약에 대해 엄정화는 "계획해서 된 게 아니라 어쩌다 보니 올해 다 모여졌다. '화사한 그녀'도 원래는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다가 밀려서 때를 보고 있었다. 올해는 정말 쉴 시간 없이 보낸 것 같다. '닥터 차정숙' 덕분에 '화사한 그녀'도 관심을 받고 있는데 저도 기대하며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화사한 그녀'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코로나19 때라 다들 쉴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고 작품 수가 많이 없을 때 제안을 받은 영화였다. 그래서 더 마음이 갔다. 코미디 연기에 자신 있기도 했다. 뭔가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오는 거 같고 유연하게 연기하게 된다"라면서 "무엇보다 '화사한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팝콘무비가 아닐까 싶었다. 우리 영화가 큰 의미를 부여하는 영화는 아닌 거 같다. 요즘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그런 작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답했다.




믿고 보는 '엄정화' 이름값에 현재 실시간 예매율 1위를 기록 중인 '화사한 그녀'. 이에 엄정화는 "제가 항상 걱정이 많은데 이번 작품은 특히 그랬던 거 같다. 다행히 VIP 시사회 때 주변 분들 반응이 좋았다. 특히 (홍)진경이가 이건 무슨 코미디냐고 자기 너무 웃었다고 하더라. 화사도 정재형도 '닥터 차정숙' 팀도 재밌게 봐줬다. 예매율 1위를 찍었는데 이 기운이 계속 이어지고 영화의 즐거움이 관객분들에게 부디 전해졌으면 좋겠다"라고 기댁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화사한 그녀'를 먼저 찍고 '닥터 차정숙'에 임한 것이었는데 사실 드라마가 이렇게 잘 될 줄 저도 몰랐다. 부담감이 있긴 하지만 이 모든 게 내가 걱정한다 한들 어쩔 수 없는 일인 거 같다. 이미 다 만들어졌고 결과는 관객 몫으로 남겨야 하는데, 다만 저는 '화사한 그녀'가 진짜 즐거운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거 그 바람뿐이다"라고 솔직하게 얘기했다.


남성 위주의 충무로에서 티켓 파워를 발휘하는 여배우인 만큼 스스로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엄정화는 "자신에게 프라이드를 느끼는 그런 생각이 있어야 힘이 날 거 같다. '화사한 그녀'가 재밌는 영화이지만 저도 물론 의미 있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 근데 배우는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지 않나.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는 건 또 아니라고 생각해서 좋은 작품이 왔을 때 적극적으로 취하고 해나가려 한다"라고 열의를 드러냈다.


엄정화는 "나이가 주는 한계가 분명 있고 역할도 그렇고 작품도 줄어든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해오고 있으니까 앞으로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많이 변하기도 했고. 예전이 오히려 고정관념이 더 강해서 선배님들이 힘들었을 거다. 우리 세대는 그때와는 달라져서 대중이 지금 제 나이대 배우들, 가수들을 더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본다. 후배들이 좀 더 힘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긍정 에너지를 전파했다.



그는 "마음이 가는 대로 하는 것, 이게 제 인생 모토이다. '어떡하지'보다 그 안에서 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걸 따라가려 한다. '화사한 그녀' 또한 자칫 우스워질까 걱정하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긴 했지만 최선을 다해 한 번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하여 결정했다. 제가 한줄기 바람을 따라가는 걸 좋아한다. 안 가고 후회하는 것보다 가는 게 낫지 않나 싶다"라고 단단한 마음가짐을 엿보게 했다.




'댄스가수 유랑단' 역시 "할 수 있을 때 하자"라는 생각에 뛰어들었다는 엄정화. 그는 "저는 과거를 복기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데뷔 몇 주년에 의미를 두기보다 예전 곡들을 지금 버전으로 무대에 다시 올리는 것이 저한테 기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에 설 무대가 더 없어지기도 했고, 새롭게 편곡할 기회라 이 무대가 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더군다나 솔로 가수들이 모여서 자기들의 무대를 만든다는 게 무척 의미 있는 설정이었다. 물론 동료들이 있지만 솔로 가수는 속마음을 터놓고 공감할 수 있는 상대가 많지 않아서 외롭다. '댄스가수 유랑단'을 통해 카메라가 꺼져 있든 켜져 있든 상관없이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후배들과 대화하며 예전의 날 만나기도 하는 그런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강조했다.


후배 이효리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표하기도. 엄정화는 "이효리의 컴백을 정말 기다렸다. 저도 '디스코'(D.I.S.C.O) 이후로 10년 만에 신곡을 냈다가 음원 순위 100위 안에도 안 들어가서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디스코' 때는 아주 쉽게 들어갔는데. 10년 동안 모든 게 변하며 용기가 떨어지게 됐다. 나는 이제 늙었고 이런 게 '현타'(현실 자각 타임)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효리도 저처럼 용기를 내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고 본다. 이번에 '댄스가수 유랑단'을 하면서 스스로와 화해도 하고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모습이 반갑고 효리는 앞으로도 계속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 효리 같은 가수가 또 어디있나"라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그는 후배들에게 따뜻한 한마디를 남겼다. "모든 게 막막하고 해나가기 어렵고 끝이다 생각할 때가 있을 거다. 지금 당장을 보면 앞이 안 보이고 갈길이 안 보이지만, 그래도 그간 만들어온 길을 뒤돌아보면 여기까지 해왔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여기까지 해왔는데, 그럼 앞으로 못 갈 이유가 없지 않겠나. 마음의 중심을 잡고 조금씩 앞으로 가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지금의 큰 반응보다 본인의 확신을 갖고 걸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마음이 원한다면 말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엄정화는 가수 컴백을 귀띔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저도 신곡 낼 생각은 있다. 음반 회사가 아직 없긴 하지만 계속 생각은 하고 있다. 올해 12월에 서울, 부산, 대구에서 단독 콘서트도 개최할 예정이다. 목 상태가 완벽하진 않아서 저에게도 큰 도전이다"라고 반가운 소식을 알렸다.




끝으로 엄정화는 "올 한 해가 좀 화사한 것 같다. 제 마음가짐도 그렇고 모든 게 다. '화사한 그녀'까지 잘 된다면 정말 화사해질 것 같다(웃음). '닥터 차정숙'도 찍을 때는 시청률이 안 믿어졌는데 끝나고 나서 어마어마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 이게 정말 큰일이고 내 인생에도 이런 멋진 일이 있구나 했던 드라마였다. 꾸준히 활동해왔는데 올해는 특히 큰 사랑을 느꼈다. 다시는 그때 느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일이 없겠지 했으니까. '닥터 차정숙' 덕분에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네가 여기 있었지' 하고 응원해 주시는 기분이라 뭉클하고 행복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닥터 차정숙' 시즌2를 기대하며 궁금증을 자극하기도. 엄정화는 "저도 시즌2를 너무 하고 싶다. 차정숙이 시골로 내려가서 의료활동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열려 있긴 한 거 같다. 근데 아직 아무런 계획은 없다"라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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