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아내 두고 테니스 치러 간 남편…자녀들 "증거 사라져", 왜?

머니투데이 김효정 기자 | 2023.10.08 10:09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집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내를 두고 테니스를 치러 간 남편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가운데 피해자의 자녀들이 엄정 수사를 촉구하며"경찰 수사 지연으로 증거가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8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 강화경찰서는 지난달 25일 60대 남편의 유기 혐의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법원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지난 5월9일 오후 6시쯤 인천 강화군 자택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됐다. 남편 B씨는 이를 알고도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한 혐의로 5개월째 수사를 받고 있다. B씨는 당시 테니스를 치기 위해 옷을 갈아 입으러 집에 들렀다가 쓰러진 아내를 보고 사진을 찍어 자녀에게 보낸 뒤 곧바로 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전에도 가정폭력으로 신고당한 적이 있어 아내하고 그런 일로 더 엮이기 싫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녀들과 경찰은 새아빠인 B씨의 지속적인 폭행으로 어머니 A씨가 뇌출혈로 쓰러졌고 결국 뇌사 상태에 이르렀다고 의심하고 있다.

자녀들에 따르면 사건 직후 집 곳곳에는 B씨의 혈흔이 묻어 있었다. 집안의 가구들도 망가져 있었으며 A씨의 몸에서 멍자국이 발견되기도 했다.


자녀인 C씨는 "외부 침입 가능성이 의심됐지만 경찰은 인근 CCTV등 현장 증거를 수집하지 않았다"며 "유일하게 남은 증거는 혼수상태에 빠진 엄마뿐"이라고 말했다.

C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엄마는 폭행에 의한 외상 가능성이 있다는 병원 진단을 받았다. B씨가 아니라면 외부 침입에 의한 폭행 가능성이 높은데도 경찰이 초기에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아 증거가 사라졌다"고도 지적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6년과 2019년, 올해 4월까지 총 3번의 가정폭력을 신고했고 자녀의 집으로 피신을 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B씨가 거짓 신고라며 수차례 사건을 무마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강화경찰서는 10일 B씨를 유기 혐의로 검찰 송치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폭행한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A씨에 대한 의료기관 소견서 등을 통해 검찰이 유기치상 혐의로 기소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베스트 클릭

  1. 1 "두 번의 임신 빌미로 금전 요구"…허웅, 전 여친 고소한 이유
  2. 2 감자 캐던 소녀, 큐대 잡더니 '국민영웅' 됐다…"한국은 기회의 땅"[인터뷰]
  3. 3 '합의 거절' 손웅정 "손흥민 이미지 값이라며 수억 요구…돈 아깝냐더라"
  4. 4 "바퀴 없으니 잘 닦여" 주부들 입소문…물걸레 로봇청소기 1위 기업의 변신
  5. 5 베트남 두리안 싹쓸이 하더니 돌연 "수입 안해"…중국 속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