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빚 심상찮다…연 15% 고금리에도 잔액 53조 돌파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3.10.09 12:58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카드사 대출 잔액이 2개월째 증가세다. 중·저신용자의 급전 창구로 통하는 카드론·현금서비스와 생계형 대출성 상품인 결제성 리볼빙 잔액은 관련 공시를 시작한 2021년 이후 3년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저축은행의 영업 축소로 인해 평균 금리가 12~18%대에 이르는 상황에서도 카드 대출 수요가 빗발친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BC·우리·하나·NH농협카드)의 지난 8월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결제성) 총 잔액은 53조1491억원으로 나타났다. 2021년 11월 공시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규모다. 카드사의 대출 잔액은 올해 1월 50조6668억원이었지만 7개월 만에 2조4823억원 증가했다.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을 개별적으로 살펴봐도 잔액이 모두 증가했다. 8월 카드론 잔액은 38조6850억원,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977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리볼빙 잔액은 7조4864억원을 기록했다. 카드론·현금서비스 잔액은 올해 들어 증감을 반복하다가 지난 6월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리볼빙 잔액은 지난 4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세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으면 고금리 대출을 신규로 받으려는 수요가 줄어들지만 최근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카드사의 대출 잔액은 증가하고 있다. 올해 8월 NH농협카드를 제외한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49~15.06%로 나타났다. 작년 8월 12.14~14.70%와 비교하면 상·하단이 모두 올랐다. 리볼빙 평균 금리도 올해 8월 15.24~17.76%로, 지난해 8월 14.05~18.35% 대비 하단이 높아졌다.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 역시 16.28~18.23%로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이 업황 악화로 대출을 최소한으로 운영하면서 갈 곳을 잃은 중·저신용자가 카드사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며 빚을 갚지 못하는 채무자가 늘어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건전성 관리를 위해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지 않은 상황인데도 자발적으로 카드사를 찾는 차주가 늘었다"고 밝혔다.

고금리로 카드 대출을 받는 차주가 계속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가 까다로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상위권 카드사의 주요 과제는 연체율 관리였다. 8개 카드사의 2분기 연체율은 0.82~1.92%로 일부 카드사는 2.0%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년 2분기 카드사의 총채권 기준 평균 연체율은 1.0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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