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선거에 영향 줄라"…대만, 中화웨이 도운 자국 기업 조사한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3.10.05 16:36

"대만 업체 4곳, 화웨이 중국 반도체 공장 설립 지원" 보도 하루 만

/로이터=뉴스1
대만 일부 기업이 중국 화웨이의 반도체 공장 설립을 비밀리에 도왔다는 보도가 나오자 대만 정부가 자체 조사에 돌입한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왕메이화 대만 경제부 장관은 최근 화웨이의 중국 반도체 공장 설립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대만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청한 경제부 관계자는 대만 중앙통신에 "대만 당국은 문제의 기업들이 정부가 승인한 범위 내에서 중국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대만 정부가 문제가 된 기업들의 미국 제재 위반 여부를 조사하는 동시에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관련된 기업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정부의 이번 발표는 앞서 블룸버그가 대만 반도체 기업 일부가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의 신규 반도체 공장 설립을 돕고 있다고 보도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것이다. 대만 기업과 화웨이 간 협력이 미국의 대중국 제재 위반 사항인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대만 독립 문제를 둘러싼 양안(중국·대만)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만 기업의 화웨이 지원은 대만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고, 내년 1월에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대만 당국이 서둘러 관련 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 3일 대만 반도체 업체 4곳이 화웨이의 중국 반도체 공장 건설을 지원하는 정황이 포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통신은 자체 취재를 통해 지난 8월 중국 광둥성 선전시 내 화웨이 지원으로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 현장에서 대만 반도체 업체 상호와 로고가 박힌 작업복을 입은 근로자 다수를 발견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통신이 공장 건설 현장에서 확인한 대만 기업은 △탑코 사이언티픽(반도체 소재 유통업체) △L&K 엔지니어링 △시카-훈텍 케미컬 테크놀로지(화학업체) △UIS(건설전문업체) 등이다. 특히 시카-훈텍 케미컬 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2곳과 화학물질 공급 시스템 건설 계약도 체결했다. 회사는 앞서 계약 체결 사실을 홈페이지로 발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취재가 시작되자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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