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다시 뛰는 '디자인서울'…글로벌 톱5에 이름 올린다

머니투데이 이소은 기자 | 2023.10.11 05:50

[머투초대석]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서울의 도시 시설물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지정하는 '디자인서울' 정책이 17년 만에 재추진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초선 시절 추진한 '디자인서울 1.0' 후속 정책으로 지난 6월 '디자인서울 2.0'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서울을 글로벌 디자인도시 톱5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목표다.

그 중심에 서울디자인재단이 있다. 공공사업을 포함, 도시 디자인 사업을 총괄하고 중장기 도시 디자인 정책을 연구하는 서울시 산하 기관이다. 당시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 기획관을 맡았던 이경돈 신구대학교 교수가 2021년부터 대표이사를 맡아 재단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이 세계적인 디자인도시로 공인 받은 것은 이미 13년 전 일"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은 2010년 세계디자인기구에서 선정하는 세계디자인수도(WDC)에 이름을 올렸으며 같은해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도 선정됐다.

그는 "단순히 도시가 아름답다고 해서 디자인도시로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디자인을 통해 시민의 삶이 개선됐는지, 도시 행정체계에 디자인이 적용 되는지, 시 산하에 디자인기관이 있는지 등 기준이 까다로운데 서울은 디자인을 행정에 도입해 도시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서울 1.0의 정책 기조가 '비우는 서울'이었다면 디자인서울 2.0의 방향은 '액티브 디자인'이다. 재단도 이를 위해 서울 빛 축제인 '서울라이트', 모두를 위한 디자인인 '유니버셜 디자인 프로젝트' 등 시민들이 디자인을 직접 접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오 시장 재취임 후 재단의 역할은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그는 "과거에는 DDP 공간을 빌려주고 시설을 관리하는 역할 위주였는데 최근 콘텐츠나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기관으로 탈바꿈 한 게 가장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재단 설립 15주년에 맞춰 DDP 누적 방문객수도 1억명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환경과 기회가 맞아 떨어졌고 이제 구두 뒤축이 닳도록 달릴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재단 설립 이후 그간의 성과를 소개한다면.
▶재단은 DDP 시설을 기반으로 서울의 디자인 진흥과 디자인 문화확산에 필요한 각종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출범했습니다. 2014년 DDP 개관을 시작으로 2017년 새활용플라자 오픈, 2020년 디자인창업센터 오픈 등 3년 마다 새로운 운영 시설을 개관하며 서울의 디자인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도시에 있어 디자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오늘날 도시는 많은 사회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이러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창의적인 방법을 고안해 사람의 생각과 생활방식을 바꾸고 행동을 유발시켜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단순 문제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치도 창출하죠. 사람과 사람,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환경을 조성해 삶의 질을 월등하게 높이는 게 디자인의 역할입니다.

- 유니버셜 디자인팀을 신설했는데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나요
▶유니버셜 디자인은 한마디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입니다. 모든 이에게 공평한 배려와 안전이 보장된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예를 들면 건물에 들어갈 때 인도를 걷거나 차량에 타고 내릴때 핸디캡이 있는 사람도 무리 없이 생활 가능하도록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약시인 사람도 잘 볼 수 있는 폰트를 개발한 기업, 청각장애인 택시기사를 위해 목적지 안내 시스템을 개발한 기업 등을 우수 사례로 선정해 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서울라이트 DDP 가을'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11일간 총 관람객 53만8000명, 일평균 4만8000명 등 2019년 첫 개최 이래 최대 관람객을 기록했습니다. 미구엘 슈발리에와 기아글로벌디자인센터의 미디어 파사드 작품 외에도 댄 아셔의 매혹적인 오로라 '보레알리스'를 선보임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빛 축제로 도약했습니다. 12월 겨울 행사도 알차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카운트다운 등 시의성 있는 주제를 반영한 콘텐츠로 가득 채울 예정입니다.

-서울시 브랜드 리빌딩 작업에서 재단이 맡은 것은.
▶서울의 브랜드에 맞춰서 매년 그해의 색채를 만들어보자는 후속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일단 2024년 상징색채를 개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싱가폴의 머라이언, 뉴욕의 아이러브뉴욕처럼 누구든 서울을 생각하면 떠올릴 수 있는 캐릭터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를 활용해 서울을 방문하는 사람에게 기념이 될 만한 굿즈를 만들어 보려 합니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세계 시장에서 K-디자인의 위상은 어느정도 인가.
▶실제로 외국사람 입에서 K-디자인이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던 기회가 있었습니다. 올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디자인위크에 재단이 참여했는데 현장에서 상당히 인기가 좋았습니다. 덕분에 내년에는 파리 디자인위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최근 관련 협의를 위해 파리를 다녀왔는데 거기서 현지 관계자들이 먼저 '한국이 온걸 환영한다. K-디자인 시장은 파리에서 기대가 크다'고 얘기하더라구요.

-해외에 선보이고 싶은 디자인은.
▶부가가치, 상품적 가치가 있는 디자인을 키워야 합니다. 최근 한국에서 만들어진 김밥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죠. 기존에 우리가 갖고 있던 것 자체도 한국을 상징하는 굿즈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던 물건의 형태를 쓰기 좋게, 이동하기 쉽게, 외국사람들이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첫번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최근 K-디자인 발전을 위해 다른 기관과도 협업하고 있다고.
▶서울에서 디자인 컨벤션 행사를 하는 기관이 재단 외에도 디자인진흥원, 공예디자인진흥원, 디자인하우스 등이 있습니다. 각각 행사를 따로 열다보니 내용이 반복되거나 일부는 소외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이에 작년 여름부터 기관들끼리 힘을 합쳐 K-디자인을 제대로 발전시켜보자고 논의를 해왔고 올해 4개 기관이 공식 MOU를 맺었습니다. 모든 행사를 한달로 연이어 개최하자는데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서울에서는 가을과 겨울 사이 디자인 행사가 계속 열리는 디자인먼스, 디자인시즌이 만들어질 겁니다.

-내년 디자인산업 지원 계획은.
▶매년 재단은 디자이너, 기업, 소상공인, 청년 등에게 맞춤형 지원을 합니다. 제조소상공인과 디자이너를 매칭시켜 소상공인에게는 재도약의 기회, 디자이너에게는 취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며 역량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선정해 론칭 제품을 선보이는 전시도 지원합니다. 내년부터는 DDP 주변 패션상가 공실과 연계한 디자인스튜디오를 지원해 동대문 일대가 디자인산업 비즈니스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재단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디자인을 K-컬처의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출근하기 전에 무슨 신발을 신을지 정하는 것, 일과에 맞춰 옷을 코디하는 것, 문을 열 때 잡는 손잡이, 출근해서 앉는 의자, 모든 것이 디자인이며 우리 모두는 디자인 속에서 살고 있죠. 그렇게 현대 인류의 생활 속에 시각, 제품, 공간으로 '늘' 존재하고 있는 디자인의 영역을 확대한다는 것은 결국 디자인이 적용되는 문화, 산업, 기술, 사회의 산물, 즉 인간의 문명을 대상으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디자인을 K-컬처의 영역으로 확대하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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