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대출로만 플랫폼 대출 4위... 비대면 장악력 높이는 카뱅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 2023.10.05 05:31
카카오뱅크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연계대출 영업을 토대로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다만,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높아지는 연체율은 위험 요소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자사 앱을 통해 타 금융사 대출을 취급한 규모는 플랫폼업계 4위 수준으로 전해진다. 토스·카카오페이·핀다 등 대출 비교 시장의 대형 3사 바로 다음이다.

신한은행, 웰컴저축은행과 카드사들도 플랫폼을 표방하며 타사의 대출 상품을 소개해 주고 있지만, 아직 실적이 미미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해말부터 신규대출 비교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페이의 신규대출 취급 실적도 업계 5위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타 플랫폼사·금융사와 달리 연계대출을 통해서만 플랫폼 대출을 늘렸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19년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6조3000억원의 연계대출을 취급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1조20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연계대출이란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심사에서 거절된 고객을 대상으로 제휴된 22개 금융사의 대출 상품을 소개해 주는 서비스다. 주로 캐피탈·저축은행 등 2금융권 상품이 추천된다. 1금융권에서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카카오뱅크와 연계대출 상품협약을 맺었다.


카카오뱅크는 올 4분기 연계대출을 신규대출 비교 서비스로 확대해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카카오뱅크 대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고객에 한해 타사 대출을 안내했다면, 앞으로는 카카오뱅크 대출을 포함한 여러 금융사의 대출을 한 눈에 보여주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외 다른 은행들과도 상품 제휴를 추진 중이다.

금융업권에서는 카카오뱅크가 '모임통장', '26주 적금' 등 차별화한 상품을 꾸준히 출시해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 앱의 2분기 평균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는 1735만명으로 전 분기 평균보다 100만명 가까이 증가했다.

끌어모은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 영업도 적극적으로 늘렸다. 올 상반기까지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최저 3%대 주담대를 제공해 타사의 주담대 고객을 빨아들였다. 전체 주담대 고객 중 대환대출의 비중은 지난해 4분기 28%에서 올 2분기 54%까지 높아졌다. 8월말 기준 비상금대출 잔액은 2조3069억원으로 전 금융권의 비상금대출 잔액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비상금대출은 직업이나 소득이 없어도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간편하게 받을 수 있는 대출 상품으로 주로 학생이나 주부 등 신파일러들이 이용한다.

다만, 중·저신용자를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는 점은 카카오뱅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인터넷은행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1.68%로 2021년말 0.48%에서 3배 이상 상승했다.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 유지해야 하는데, 저신용 대출 취급을 늘리다보니 자연스레 연체율도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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