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열 3위' 매카시, 하원의장 첫 해임…공화당 강경파 등돌려

머니투데이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3.10.0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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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의사당에서 취재진을 만나 "하원 상임 위원회에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공식적인 탄핵 조사를 개시하도록 지시한다"고 밝히고 있다. 2023.09.13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나섰던 공화당 출신의 하원의장 케빈 매카시가 의장직에서 축출됐다. 그것도 자신과 같은 당의 동료가 해임건의안을 내고 투표로 과반 이상이 찬성하면서 사상최초의 하원의장 해임이 이뤄졌다.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하원의회는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의장을 그 자리에서 축출했다. 이는 역사상 처음으로 하원이 불신임 투표로 지도자를 폐위시킨 것이다.

매카시는 공화당 소속 플로리다 의원 멧 가에츠가 내놓은 해임건의안을 통해 투표로 재신임을 시험받았다. 보수강경파인 멧 가에츠는 8명의 강경 보수 공화당 의원과 함께 이 해임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 소수인 보수강경파 그룹과 합류하는 길을 택했다. 투표 결과는 기권자 등을 제외하고 216 대 210으로 찬성안이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를 지역구로 둔 매카시는 하원의장직을 곧바로 박탈당했다. 매카시는 당초 지난 1월 의장직에 오를 때부터 같은 당 내의 극우파 의원들과 격렬한 권력 투쟁을 벌여왔다는 것이 미 정계의 분석이다.

매카시는 그러나 지난 국가부채한도 협상을 민주당과 행정부와 함께 끝내 협의해 국가 채무불이행을 막아냈다. 이후 내년 예산안 지출결의안 문제에서도 민주당과 초반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며 회기말까지 협의를 이루지 못했지만 정부폐쇄를 3시간 앞두고 자신이 만든 임시지출법안을 상정해 투표로 그를 통과시키면서 셧다운 리스크를 막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동조해 사안들을 처리하는 그의 모습을 달가워하지 않는 강경파들이 있었고 이들은 결국 해임안을 관철시켜 그를 폐위하기에 이르렀다.


매카시의 해임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지난 토요일 자신이 내놓은 연방정부에 대한 임시지출법안을 투표로 가결시킨 후 이뤄졌다. 민주당은 매카시의 안으로 정부폐쇄(셧다운)를 막아냈지만 막상 투표에 앞서서는 그를 위험한 인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가 현 대통령인 조 바이든의 탄핵에 앞장서고 있어서다. 매카시는 바이든의 아들인 헌터 바이든의 비리혐의를 근거로 조 바이든 대통령도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짙다며 탄핵을 주도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런 그를 해임안 찬성이라는 당론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에서 해임안에 찬성한 의원수는 8명으로 알려졌다. 애리조나주 앤디 빅스, 콜로라도주 켄 벅, 테네시주 팀 버쳇, 애리조나주 엘리 크레인, 플로리다주 맷 게이츠, 버지니아주 밥 굿,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낸시 메이스, 몬타나의 맷 로젠데일 등이다.

공화당의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하원의 극우 공화당 의원들이 매카시를 해임시키자 그 결과를 매우 우려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혼돈은 결코 미국의 친구가 될 수 없다"며 대부분의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매카시를 의장으로 복위시키는데 다시 투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매카시가 하원의장 재선거에 출마하고 그가 다수표를 얻으면 자리를 되찾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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