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주가, 다시 날아 오를까…새로운 상승 촉매 기대[오미주]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 2023.10.03 20:35

편집자주 |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엔비디아는 펀더멘털 측면에서 특별한 악재가 없었음에도 지난 9월에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장 중 한때 410달러마저 깨졌다.

엔비디아는 지난 8월31일 493.55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뒤 지난 9월21일 410.17달러로 16.9% 급락했다.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2일(현지시간)에는 447.82달러로 마감하며 저점 대비 9.2%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상승세를 지속해 전 고점을 뚫고 올라갈 수 있을까.



'시스코 리스크' 우려


엔비디아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2000년 초 닷컴 버블이 끝나면서 주가가 폭락한 시스코 시스템즈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AI(인공지능)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업체다. 시스코는 닷컴기업에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네트워킹 장비를 만든다.

엔비디아는 AI 투자가 늘면서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고 시스코는 닷컴 혁명으로 기업들의 네트워킹 장비 구매가 늘면서 매출액이 급증했다.

하지만 시스코는 닷컴 버블이 붕괴되고 기업들의 네트워킹 장비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매출액 성장률이 뚝 떨어졌고 주가는 폭락했다. 시스코는 아직도 2000년에 기록한 사상최고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도 AI 투자가 일단락되면 매출액 성장률이 크게 둔화할 것이고 시스코와 같은 주가 경로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 버블 아니다"


이에 대해 뉴스트리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인 피에르 퍼라구는 2일 엔비디아는 시스코와 다를 것이라며 엔비디아에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635달러를 유지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시스코 리스크'가 있을까"라고 반문한 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은 버블이 아니며 하방 리스크는 (시스코보다) 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퍼라구에 따르면 시스코는 닷컴 버블 때 매출액이 15배 폭증했으며 주가는 향후 12개월 순아익 전망치 대비 121배, 12개월 매출액 전망치 대비 22배에 거래됐다.

반면 엔비디아의 매출액은 약 7배 늘어났으며 주가는 향후 12개월 순이익과 매출액 전망치 대비 각각 27배와 14배에 거래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 주가 20% 하락 가능


퍼라구는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2025년(2024년 2월~2025년 1월) 매출액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경우 주가가 20% 하락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향후 12개월 순이익 전망치가 33%가량 낮아지고 지난번 엔비디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을 때 기록했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30배를 적용했을 때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

따라서 그는 엔비디아의 현재 밸류에이션에서 "투자자들은 이미 내년 이후 (성장률) 둔화 가능성과 함께 상당한 주가 조정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계연도 2025년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 엔비디아의 주가는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기술력도 시스코와 달라


투자 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엔비디아를 시스코와 비교하는 것은 AI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강력한 기술 리더십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것은 단순한 인터넷 데이터 라우터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요소를 갖춘 다계층적인 AI 인프라라는 설명이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엔비디아의 AI 칩을 선호하는 이유는 엔비디아가 구축한 소프트웨어 생태계인 쿠다(CUDA)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10년 이상 엔비디아의 쿠다에서 AI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공유해왔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칩을 통해 AI 애플리케이션을 더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

AI 인프라로의 전환이 이제 막 시작됐다는 점도 엔비디아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글로벌 리서치는 올초 기술업계가 AI 투자 초기 단계에 있으며 클라우드 서버의 10%만 AI 프로젝트에 적합한 칩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배런스는 시스코의 네트워킹 장비와 비교할 때 엔비디아가 칩의 성능과 AI 소프트웨어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크다고 지적했다.



내년 신제품이 주가 상승 촉매


그럼에도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7월 중순 이후 상승 모멘텀을 잃고 사실상 횡보하고 있다. 이는 엔비디아의 H100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가 AI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적합한 칩으로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에 대해 씨티의 애널리스트인 아티프 말릭은 엔비디아가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반도체인 B100(블랙웰) GPU가 주가에 새로운 상승 촉매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의 정상적인 AI 칩 생산 일정에 따르면 B100 GPU는 내년 하반기에 출시돼야 하지만 말릭은 엔비디아가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고 경쟁을 피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앞당길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B100 GPU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H100보다 훨씬 더 강력한 AI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며 "B100 GPU의 빠른 채택을 통해 엔비디아는 평균판매가격(ASP)과 매출액, 이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말릭은 엔비디아가 B100 GPU에 TSMC의 3-나노 생산시설을 사용하고 작은 반도체 여러 개를 결합하는 칩렛(chiplet) 기술을 적용할 경우 상당한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엔비디아에 '매수' 의견과 회계연도 2025년 순이익 전망치 기준 PER 35배를 적용해 목표주가 630달러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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