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내달 시진핑 만나 '중요한 전략 이슈' 논의할 것"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3.09.30 10:24

장한후이 주러 중국대사 타스통신 인터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벨리키노브고로드의 혁신 과학 기술 센터에서 열린 하이 테크 챔피언십 수상자와 만나고 있다./로이터=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달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전략적 문제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주러시아 중국 대사가 밝혔다.

장한후이 주러시아 중국 대사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국제영역에서 양자간 전략적인 관계를 포함, 양국 협력에 있어 모든 현안과 핵심 문제들을 정상회담에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상트페테트부르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만나 "시 주석의 10월 중국 방문 요청을 수락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이 성사되면 두 정상은 7개월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 제재로 궁지에 몰린 모양새다. 러시아는 북한, 중국과 손잡고 한국, 미국, 일본 공조에 맞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7월 북한 방문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북중러 합동군사훈련을 제안할 정도다.

그러나 중국은 이 같은 대립구도를 원하지 않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미국 고위급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이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가스수송관 사업 '파워오브시베리아2'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워오브시베리아2는 러시아 북부 야말반도에서 남쪽으로 뻗어 몽골 울란바토르를 거쳐 중국까지 6700km를 연결하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계획대로라면 러시아는 이 가스관을 통해 연 500억m³의 가스를 중국 북부까지 보낼 수 있게 된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제재로 유럽 가스 수출이 막히자 중국을 대체 시장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는 러시아는 2019년부터 가동 중인 파워 오브 시베리아1 가스관을 통해 하얼빈 지역까지 연 220억m³의 가스를 수송 중이며,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내년 수송량은 한계점(연 380억m³)에 도달한다. 이에 파워 오브 시베리아2를 통해 중국 수출량을 연 980억m³까지 늘려 유럽 수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것.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시 주석과 회담한 직후 "파워 오브 시베리아2 프로젝트에 대해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합의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시 주석은 이에 대해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며 "공동발표문을 봐도 두루뭉술한 내용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미하일 미슈스틴 러시아 총리가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해 재차 협상에 나섰으나 성과는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S&P글로벌은 지난 13일 리포트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무역갈등과 중국 경기침체 등을 언급하면서 "파워 오브 시베리아2 사업이 논의를 시작할 때와 전혀 다른 환경에 놓였다"며 "러시아가 거의 20년간 추진한 사업임에도 중국이 최종 승인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파워 오브 시베리아2 사업으로 러시아와 손잡을 경우 서방과 대립이 더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은 "베이징은 계약서에 서명하는 순간 미중 관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정확한 판단"이라며 "중국이 이 사업에 합의한다는 것은 서방에게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했다.

중국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때도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회담 전날 중국 측 입장을 묻는 AFP통신 기자 질문에 "두 국가 간의 일"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블룸버그는 "(러시아 지원으로) 힘을 얻은 김정은 정권은 더 도발적이고 예측하기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며 중국이 북러 관계 개선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러시아가 북한과 무기 거래를 강행, 유엔 대북제재를 깬다면 중국 입장은 더욱 난처해진다. 무기 거래를 묵인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반대한다면 러시아와 관계가 급속히 냉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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