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무작정 잠을 오래 자거나 늦은 오후 낮잠을 자면 수면 리듬이 크게 뒤틀릴 수 있다. 강승걸 교수는 "원래 불면증이 없던 사람도 긴 연휴 내내 잠을 불규칙적으로 자면 불면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휴일에 좀 더 자고 싶거나 잠을 보충하고 싶다면 평소보다 1~2시간 더 늦게 일어나는 것까지는 괜찮다. 우리 몸에서 2시간까지는 '시차'로 느끼지 않아서다. 신원철(대한수면연구학회 부회장)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을 잘 자고 싶으면 생체시계와 잠의 욕구를 잘 맞춰야 한다"며 "자신의 생체리듬이 꺼지는 시간(취침)과 켜지는 시간(기상)을 '고정'해야 한다. 그래야 잠자고 싶은 욕구를 내 생체리듬에 맞춰 높여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는 시간, 깨는 시간이 고정되지 않으면 생체리듬이 불규칙해지고 엉망이 되면서 졸려도 잠이 잘 오지 않고, 자도 금방 깬다.
연휴 기간 잠의 욕구를 높이려면 기상 후엔 30분에서 1시간 후 몸이 햇빛에 적응할 때쯤 커튼을 열거나 바깥 햇볕을 쬐며 생체시계를 서서히 깨어나게 한다. 오전 9시~10시에 30분가량, 오후 3~4시에 30분가량 햇볕을 쬐면 그날 저녁 멜라토닌(수면 유도 호르몬)을 원활하게 분비할 수 있다.
숙면을 위해 심야에 활동하거나 운동하는 건 피해야 한다. 밤엔 잠들기 2~3시간 전부터 심부체온이 떨어지면서 꿀잠을 부르는 멜라토닌 분비량이 많아진다. 그런데 잠자기 직전에 운동하면 심부체온을 높여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서다. 운동은 낮·오후 또는 초저녁(잠들기 3~4시간 전까지)에 실천한다. 생체리듬에 맞춰 낮에 운동하면 낮에 더 잘 깨어 있고 밤에 더 잘 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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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안대 끼고 명상, 주변 밝아도 잠 청할 수 있어━
커피는 늦은 오후나 저녁에 마시는 것을 피해야 한다. 당일 밤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오전이나 점심에 한 잔 정도 마시면 졸음과 피로를 쫓아내는 데 도움 된다. 과음은 자제한다. 술은 깊은 잠(숙면)에 빠지는 것을 방해해 수면이 단계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숙면을 부르려면 저녁 식사는 밤잠을 자기 3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명절 연휴 기간 밤까지 불을 밝힌 상태에서 윷놀이·고스톱 같은 게임이 길어질 수 있다. 이처럼 주변이 밝은 곳에서 잠을 자야 할 때 수면 안대는 빛으로부터 눈을 차단해 잠에 쉽게 들 수 있다. 귀마개·헤드셋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잠을 청할 때 잡음을 없앤다. 특히 헤드셋으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면 심신 안정을 통해 편안한 잠을 부를 수 있다.
편안한 잠옷도 중요하다. 잠옷은 통기·흡수력이 좋은 것으로 준비해간다. 명상·백색소음 전용 앱은 명절 스트레스로부터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연휴 기간 잠을 더 자거나 줄이려 해선 안 된다. 평상시의 수면 리듬을 유지하는 게 좋다. 연휴 기간 수면 패턴이 틀어지면 불면증이 더 악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불면증 환자가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잘 수 있는 힘이 확 떨어진다. 강승걸 교수는 "정상적인 경우 아침에 일어나 16시간이 지나면 밤에 잠이 확 몰려온다. 마치 댐의 수문을 열었을 때 물이 확 밀려드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하지면 수면 힘이 약한 불면증 환자가 낮잠까지 자면 댐 수문이 이미 열려 있어 밤에 뇌에서 수면 신호를 보내지 않아 잠을 잘 수 있는 힘이 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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