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더 유리" 작년엔 '강추' 하더니…역전된 금리, 복잡해진 영끌족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23.09.29 06:19

은행 변동금리 대출의 기준 금리로 쓰이는 신잔액기준 코픽스(COFIX)가 2년 가까이 오름세를 기록하면서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와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는 신잔액기준 코픽스를 활용한 변동대출금리가 신규취급액기준보다 높은 역전현상도 발생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일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신규취급액기준(이하 신규) 코픽스는 3.66%로 전월보다 0.03%포인트(p) 하락했다. 두 달 연속 하락이다. 반면 신잔액기준(이하 신잔액) 코픽스는 3.27%로 2021년 8월부터 줄곧 오르고 있다. 올해 초 1.37%p였던 신규와 신잔액 코픽스 차이는 이달 0.39%p까지 좁혀졌다.

코픽스는 주요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조달비용지수'를 의미한다. 코픽스는 은행채와 함께 변동금리 가계 대출의 기준금리로 쓰인다. 은행권은 코픽스나 은행채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한 금리를 기본금리로 사용한다. 기본금리에서 우대금리를 뺀 부분이 최저금리다.

신규 코픽스는 전월 신규로 취급된 예·적금, 금융채, CD(양도성예금증서) 등의 조달금리가 반영된다. 신잔액 코픽스는 예·적금, 금융채, CD 등 외에 결제성자금(요구불예금 등)도 포함된다. 또 전월말 '조달잔액'의 금리가 사용된다.

신잔액 코픽스는 금리 산정에 반영되는 항목에 금리가 낮은 결제성 자금이 포함되고, 잔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신규 코픽스에 비해 금리 상승기에 오르는 속도가 완만하다. 대신 금리 하락기에는 신규 코픽스에 비해 하락 속도가 느리다.

지난해부터 금리상승이 이어지자 금융당국은 신잔액 코픽스가 신규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완만하게 오르는 신잔액 코픽스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신규 코픽스 금리를 쫓아오지 못해서다.

하지만 최근 2년 가까이 신잔액 코픽스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신규 코픽스와 격차가 크게 줄면서 대출금리에도 반영되고 있다. 신잔액과 신규 코픽스 대출금리의 차이가 거의 없다. 일부에서는 신잔액 코픽스 대출 금리가 신규 코픽스 대출보다 높은 역전현상도 나타난다.


지난 26일 기준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의 주력 변동금리 주담대는 신규와 신잔액 코픽스 기준 금리 차이가 없다. 우리은행은 오히려 신잔액 코픽스 주담대 대출금리(4.40~5.60%)가 신규 코픽스 대출(4.35~5.55%)보다 높다. KB국민은행도 금리산정 주기에 따라 신잔액 코픽스 대출이 신규 코픽스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경우도 있다.

기준 금리는 신잔액 코픽스가 더 낮지만 가산금리가 더 붙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은행 관계자는 "신잔액은 변동성이 낮은 대신 금리 급변에 대한 리스크를 은행이 갖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더 붙는다"며 "신규와 신잔액 코픽스 대출의 금리 차이가 너무 크지 않게 조절하는 역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금리차이가 커서 가산금리가 더 붙어도 신잔액 코픽스를 쓰는 대출금리가 낮았으나 최근 격차 줄면서 역전현상도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신규와 신잔액 코픽스 금리 차가 줄면서 대출받는 차주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의 매력이 크게 떨어졌고, 향후 금리가 하락할 경우 오히려 더 높은 금리를 오랫동안 유지할 위험도 있다.

최근에는 변동금리를 포기하고, 혼합형(5년 고정) 금리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최근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보다 낮은 상태다. 고금리가 한동안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혼합형 금리에 대한 선호도도 더 높아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76.5%에 이른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고정금리를 강조하면서 은행권에서 혼합형 금리에 가산금리를 낮게 붙이고 있다"며 "은행 창구에서 고객들도 금리가 더 낮은 혼합형 금리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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