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4분기 '우울한 성수기'…AI생태계 조성에 사활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 2023.10.03 16:10
소형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사진=LG전자
가전 업계가 올해 연말 '우울한 성수기'를 맞을 전망이다. 좀처럼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대형 쇼핑행사가 몰린 4분기에도 침체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교체 수요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가전 업계는 AI(인공지능)을 활용한 플랫폼 생태계 조성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정보업체 GfK는 올 상반기 온·오프라인 주요 채널에서 국내 대표 가전제품 33개 판매 금액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제품군별로는 대형 가전 매출이 16% 감소하며, 시장 하락을 주도했다. 컴퓨터를 비롯한 IT기기는 전년 상반기 대비 20% 역성장했다. 주방가전(-15%), 생활가전(-2%)도 부진했다.

전 세계 가전 시장도 상황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가전 시장 매출액은 5~7%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신제품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가전 업체 실적도 뒷걸음질 쳤다. 대기업 가전 업체 관계자는 "수요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계절적 성수기인 4분기에도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다. 매년 4분기에는 미국 블랙프라이 데이와 중국 광군절 등 주요 쇼핑행사가 몰려있고, 소비심리가 살아나는 연말연시까지 있어 1년 중 가장 큰 성수기로 손꼽힌다. GfK는 하반기에도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 국가도 소비심리가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운영 중인 '타이니 하우스' 외관
특히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가전 제품들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면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교체 주기가 도래한 고객들도 2~3년 전 코로나19 시기에 새 제품을 구매한 상태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에 대해 "지갑을 열겠다는 소비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시기를 맞아 가전 업계는 AI플랫폼 서비스 강화에 나서며 미래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 회복과 동시에 AI 플랫폼의 확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AI플랫폼으로 보다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제품만 구매하더라도 이른바 소비자를 묶어 둘 수 있는 '락인(잠금)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AI플랫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경쟁사 간 협업사례도 나오고 있다. 삼성·LG는 양사 가전 제품을 한꺼번에 조작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연내 제공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HCA)' 표준을 중심으로 글로벌 가전 업계의 AI플랫폼 서비스까지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가전 업계는 올해 보릿고개를 넘기고 나면, AI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박람회 IFA2023에서도 주요 업체들은 AI플랫폼 차별화에 무게를 뒀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조금 쉬어가는 시기"라면서도 "AI플랫폼 확장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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