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땐 20명 중 3명만 산다…'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앗아간 '이 병'

머니투데이 정심교 기자 | 2023.09.26 10:25

[정심교의 내몸읽기]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

심장은 생명과 직결되는 핵심 기관이다. 하지만 대중적인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실제로 최근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심근경색증 조기 증상에 대한 인지율이 전체 국민의 절반 이하 수준인 47.1%로 나타나기도 했다. 심근경색과 심장마비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2009년 사망한 수영선수 조오련 씨의 사인은 심근경색으로 알려졌으며, 최근 중견배우 노영국 씨 역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는 비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특히 날씨가 쌀쌀해지는 환절기에는 심혈관 질환 발병이 증가하는 만큼 더 주의해야 한다. 강남베드로병원 심장내과 김경수(순환기내과 분과전문의) 원장은 "심근경색은 국내 질환 중 사망 원인 2위이자, 돌연사 1위 질환으로 손꼽힌다"며 "초기 사망률이 30% 이상인 데다 치료 시에도 병원 내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위험도가 높고 진행이 빠른 만큼,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과 예방법을 숙지하고 적절한 응급대처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한다. 오는 29일 세계심장연합(WHF)이 제정한 '세계 심장의 날'을 앞두고, 심근경색의 특성과 전조 증상, 예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심근경색은 혈액 완전 차단… 재발 시 85% 사망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혈전(피떡)이 막아, 혈액이 심장에 공급되지 않으면서 심장 근육이 썩고 심장마비·심정지까지 이어지는 질환이다. 협심증과 비슷한 질환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두 병은 발생 기전이 다르다. 협심증은 동맥 혈관이 75~90% 좁아져 심장 내 혈액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증상이다. 반면에 심근경색은 혈전이 혈관을 막아 혈액을 '완전히' 차단한다. 이 탓에 심근경색이 발생하면 심장 근육이 괴사한다.

협심증은 가슴 통증 같은 전조 증상이 있는데, 심근경색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나타날 수 있어 더 위험하다. 협심증이 있는 경우 좁아진 혈관이 완전히 막히며 심근경색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으나, 평소 이상이 없더라도 혈전이 발생해 관상동맥을 막으면 급성 심근경색을 겪게 된다. 평소 혈관이 깨끗하고 심전도 결과가 정상이더라도 다양한 이유로 큰 혈전이 생기면 급성 심근경색을 겪을 수 있다.

심근경색은 예후가 좋지 않다. 초기 사망률이 높을 뿐 아니라, 회복하더라도 첫 1년간은 재발 위험이 있다. 특히 재발 시 사망률은 최대 85%까지 치솟는다. 이는 최초 심근경색 당시 겪는 심장근육의 손상과 이로 인한 후유증 탓이다. 중요한 것은 빠른 대처다. 골든타임 이내에 증상을 파악하고 응급조치를 취한 후,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다시 개통해 주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만큼 심근경색의 증상을 평소 잘 알아두고 대처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슴 짓눌러… 재관류 치료로 혈관 빨리 뚫어야


가장 흔한 증세는 ▲가슴 전체를 짓누르거나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다. 또한 안정을 취하거나 니트로글리세린을 복용해도 통증이 계속 이어지는 등의 증상이다. ▲체한 것처럼 속이 더부룩하거나 ▲목, 턱, 어깨, 왼쪽 팔까지 통증이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김경수 원장은 "사람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므로, 심근경색 위험군에 해당할 경우 작은 신호라도 무심히 지나치지 말고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증상 강도가 세지면 바로 병원을 찾아 심전도 검사, 심근 효소 검사, 심장초음파 검사 등 전문 검사를 받고 치료를 진행하는 게 안전하다.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가능한 한 빠르게 혈관을 다시 뚫어주는 '재관류 치료'다. 재관류 치료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합금 철망으로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삽입 시술 등 '관상동맥 성형술'이다. 협착이 심해 효과가 없다면 다른 곳에서 여분의 건강한 혈관을 잘라 와 덧대는 '관상동맥 우회술'을 진행하게 된다. 스텐트 삽입은 중재 시술로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진행하나, 관상동맥 우회술은 '수술'에 해당하며 전신마취 후 진행한다. 이후 증상에 따라 약물·비약물 치료 등을 병행한다.


저염식·저지방식에 금연만 해도 발병 위험 '뚝'


안타깝게도 국내 심근경색 환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급성심근경색 환자 수는 2013년 7만6000여 명에서 2022년 13만1000여 명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 역시 6%대로 높다.

이는 잘못된 생활 습관과 늘어난 성인병 탓이 크다. 고지혈증·고혈압·당뇨병(고혈당) 등 '3고(高)' 만성질환과 흡연, 운동 부족, 고지방 섭취 식습관 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이다. 식사를 저염식·저지방식으로 바꾸고 금연만 해도 심근경색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심근경색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 심혈관 건강을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김경수 원장은 "심근경색은 기전 상 예측·대비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증상을 미리 숙지하고 적절하게 대응한다면 위험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며 "특히 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심근경색 발병 위험 요인을 예방적 차원에서 관리하고 혈관 건강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게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을 지키는 중요한 방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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