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너도나도 인도네시아에 눈독…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 2023.09.29 11:06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도네시아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 원가 경쟁력을 갖춘 인도네시아를 기회의 땅으로 점찍은 것이다. 아세안 시장을 넘어 중동·아프리카 등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카라왕 산업단지 위치한 'HLI그린파워'에서 배터리셀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50%씩의 지분으로 약 11억 달러(약 1조5천억원)를 투입한 합작 법인이다. HLI그린파워의 배터리셀 공장은 현재 시험 가동 중이며 품질 안정화 기간을 거쳐 2024년 4월부터 배터리셀을 양산할 계획이다. 생산량은 연 10기가와트시(GWh)로 전기차 15만대분 규모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연간 전기차 1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전기차 아이오닉 5가 생산된다.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세안 지역을 통틀어 최초로 현지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다. 최근 현대모비스도 자카르타 근처에 전기차 배터리 시스템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직접 니켈을 생산하겠다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할마헤라섬 웨다베이 공단에 연간 5만2000톤 수준의 니켈 중간재(니켈매트)를 생산하는 니켈제련공장을 짓는다. 전기차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약 4억4100만달러(약 5900억원)를 투자해 연내 공장을 착공하고 2025년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포스코홀딩스는 "안정적인 글로벌 니켈 공급망을 확보해 그룹 내 이차전지 소재 원료의 자급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배터리 업계가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는 주요 이유는 세계 1위의 니켈 보유·생산국이기 때문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니켈 매장량이 세계 최대 수준이라 채굴, 제련을 통해 원재료를 확보할 수 있다. 코발트, 구리, 금, 은, 주석 등 광물 자원도 풍부하다. 현지에서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해 전기차에 장착하면 공급망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아세안 자유무역협정국이라 부품 현지화율이 40%를 넘으면 완성차를 다른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양국 정부도 힘을 싣는다. 인도네시아는 니켈의 채굴·제련부터 음극재, 전구체, 배터리셀, 배터리팩 생산, 배터리 유통·재활용에 이르는 공급망을 정부·국영기업 주도로 구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점유율을 오는 2030년까지 25%, 2035년까지 30%로 확대하는 계획이다. 인구 2억7486만명으로 아세안 최대 내수시장도 갖추고 있다. 우리 정부도 팔을 걷고 인도네시아 정부와 협력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전기차·전기이륜차 생태계 조성 협력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데디 수쁘리얀또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부국장은 지난 15일 한국무역협회가 자카르타에서 주최한 '2023 한-인니 미래 산업 협력 포럼'에서 "인도네시아는 풍부한 광물자원을 활용하여 전기차 생태계 전반의 밸류 체인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음극재·분리막 등 전기차 배터리 부품 관련 분야는 물론이고 니켈·보크사이트·주석 제련 등 고급 공정과 광업 부문에 이르는 한국의 투자와 협업이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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