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쿠데타가 발생한 아프리카 니제르와의 군사협력을 중단하고 현지에 주둔한 프랑스군과 대사의 철수를 결정했다. 이는 앞서 '프랑스군 철수'를 요구하는 니제르 군사정권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프랑스의 태도가 변화한 것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TF1과 2TV 방송 인터뷰에서 "니제르와의 군사협정을 종료한다. 연말까지 프랑스군의 철수를 완료하고, 주니제르 대사도 조만간 귀국한다"며 "이런 내용을 모하메드 바줌 니제르 대통령에게 통보했다"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철수 방식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에 따르면 프랑스는 니제르 정부의 요청에 따라 니제르에 자국 병력 1500명가량을 유지해 왔다.
지난 7월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니제르 군부는 지난 8월 프랑스와의 군사협정을 파기하고, 니제르에 주둔한 프랑스군의 철수를 요구했었다. 니제르 내 프랑스군 기지 주변에는 이들의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도 벌어졌었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쿠데타로 수립된 군사정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협상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달 중순부터 프랑스 정부가 니제르 주둔 병력 철수와 관련해 니제르 군사정권과 협상에 나섰다는 프랑스 현지 매체의 보도가 이어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최근 외교관들이 대사관에 숨어 군 배급으로 버티고 있다며 "우리 대사는 여러 외교관과 함께 프랑스로 돌아올 것이다. 더 이상 테러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니제르 현 당국(군사정권)과의 군사 협력을 종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여전히 바줌 대통령만이 정통성과 합법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바줌 대통령이 쿠데타의 표적이 된 것은 그가 용기 있는 개혁을 추진했기 때문"이라며 니제르의 '유일한 합법적 권위자'인 바줌 대통령이 군사정권의 '인질'로 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은 프랑스군의 니제르 철수 결정은 사헬 지역에서 프랑스의 대테러 작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짚었다. 프랑스는 테러 세력을 저지하고자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니제르, 차드, 말리, 모리타니, 부르키나파소 등 사헬 지역에 자국 병력을 배치해 왔으나 최근 영향력이 급감하고 있다.
니제르 군사정권은 프랑스군의 철수 결정을 "주권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이라며 환영했다. 니제르 군사정권은 마크롱 대통령의 인터뷰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일요일, 우리는 니제르의 주권을 향한 새로운 발걸음을 축하한다"며 "이것은 니제르 국민의 결단과 의지를 보여주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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