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투자, 이제 변동성에 대비할 때

머니투데이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홍순빈 기자 | 2023.09.26 05:35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사진제공=이베스트투자증권.

지난해 투자자들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 코스피는 2200선마저 내주며 15개월 만에 35% 하락했다.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과도한 긴축은 반드시 미국을 경기침체에 빠뜨리고 만다는 경기침체 필수론이 시장을 지배했다. 올해 경제에 대한 비관도 극에 달해 금융위기 대비가 필요하다는 쓴소리가 나왔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위협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나 올해 모두의 우려가 빗나갔다. 2000선이 깨질 것이란 우려와 달리 코스피는 2670선까지 내달렸다.

어느새 9월 말이다. 자본시장은 항상 한발 앞선다. 올 4분기를 대비하지만 내년을 생각할 때다. 올 9월은 1년 전과는 조금 다르다. 공포보다 기대가 높다. 모두의 기대는 코스피 3000 시대를 다시 여는 것이다. 지금은 3000 시대를 여는 길목인 걸까?

기대와 달리 험난한 구간의 시작일 것이다. 기대와 가격의 괴리에서 고민이 시작된다. 올해 상승 기저엔 기업실적에 대한 낮은 기대와 주가가 있다. 연초 코스피 12개월 선행 영업이익률 평균치는 6% 초반에 불과했다. 유가가 고점 대비 50달러 넘게 하락하면서 개선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에 비해 낮은 수치였다. 이는 곧 생각보다 나은 기업실적과 계단식 상승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제 반대의 논리가 적용된다. 내년 코스피 순이익 평균치는 올해 대비 60% 이상 증가한 201조원이다. 기대가 높지만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다. 수요가 개선되지 못하고 비용까지 증가해서다.

한국 제조업의 수출 증가율은 곧 기업 매출이다. 주 매출 대상인 미국과 중국 모두 수요부진이 고개를 들 것이다. 미국 수출은 견조했으나 근간인 초과 저축이 소진됐다. 9월부터는 학자금 대출 상환이 재개된다. 지금까지의 강세 요인이 둔화된다는 의미다. 중국도 뚜렷한 개선세가 보이지 않는다. 리오프닝 효과가 수요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해서다. 자급화 확대정책을 감안하면 향후 수요가 개선되더라도 우리나라의 수출 개선 탄력성은 이전만 못할 것이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반등한 것도 문제다. 유가는 3월 중순 60달러 중반에서 어느새 90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원자재 가격이 기업들의 비용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면 이젠 비용상승를 걱정해야 한다.

당장 3분기부터 걱정이다. 10월 실적시즌 동안 기업들의 성적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상승동력을 저해하고 시장의 밸류에이션 레벨을 높여 하방위험이 커질 수 있다.

내년 코스피 순이익을 보면 삼성전자 32조7000억원을 포함해 반도체가 51조4000억원으로 올해보다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다. 감산을 통한 매출 증가는 공감하나 매출 물량이 증가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생긴다. 자동차도 올해 27조2000억원에서 내년 28조원, 산업재는 20조원에서 24조7000억원, 금융은 42조5000억원에서 44조20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려웠던 올해를 경험했기에 내년은 나을 거란 막연한 기대가 섞인 건 아닌지 걱정된다. 곧 다가올 실적시즌에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 관련 발언들이 본격적인 실적 하향 조정의 트리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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