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지명직 최고위원에서 사퇴했다. 지난 2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이후 민주당에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첫 사례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23일 기자단에 공지를 통해 "송갑석 최고위원은 어제 이재명 대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직의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재명 대표는 고심 후에 오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직후 최고위원직 사퇴를 결심했다"며 "공개적으로 사퇴 입장을 밝히기에 앞서 임명권자인 대표께 먼저 수용을 구하는 것이 순서이자 도리라 생각해 어제 천준호 비서실장을 통해 사의를 표명했고 오늘 조정식 사무총장으로부터 대표의 사의 수용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인 사퇴의 입장은 다음주 월요일 최고위원회 공개발언 자리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송 의원이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 것은 본인이 직접 언급했듯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 계파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으며 민주당 지도부 등에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21일 민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대해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 못한 원내대표의 책임'이란 의견과 '원내대표만의 책임은 아니다'란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이후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사퇴했고 조정식 사무총장 등 사무총장 산하 정무직 당직자들은 사의를 표명했다. 단 이 대표는 사의 여부 결정 전까지 조 사무총장 등 정무직 당직자들에게 정상적으로 근무하라 지시했다.
정치권에서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로 분류되는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도 사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고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지자들이) 제게 체포동의안 가부를 묻는다. 다음 총선에서 당선을 막겠다는 문자가 쇄도한다"며 "전 부결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이런 말을 한들 제 말을 믿어주시겠느냐. 당원들이 사퇴하라면 사퇴하고 남으라면 남겠다. 다만 거짓과 위선의 정치인으로 남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한편 송 의원은 지난 3월 민주당 당직 개편 당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됐다. 2월 말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된 이후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소통 활동을 통해 당직을 개편했었으며 당시 개편의 방점은 통합과 탕평에 방점이 찍혔다는 평가를 낳았다. 송 의원은 광주 서구갑을 지역구로 둔 호남 기반 의원으로 그 동안 이 대표에게 쓴 소리를 해온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으로 분류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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