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자들도 서민마트 알디에 빠진 이유[티타임즈]

머니투데이 이재원 기자, 이대경 디자인기자 | 2023.09.24 05:01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 미국 역시 오르는 물가에 시민들이 부담을 느끼는 일은 매한가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가에 상품을 제공하면서 주목받는 슈퍼마켓 기업이 있다. 바로 독일의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이다. 한때 '서민 마트'라는 조롱받았지만, 이제는 부자들도 줄을 서서 입장한다는 '최강의 슈퍼마켓'이 된 알디에 대해 알아본다.



인플레이션 경험한 창업자들…"생계를 위한 필수품을 최저 가격에"


알디는 1946년 독일에서 창업한 저가형 슈퍼마켓 체인이다. 테오 알브레히트, 카알 알브레히트 두 형제가 '인간의 생계를 위한 필수품을 최저가격에 공급한다'는 목표로 창업했다. 이들이 이런 미션을 갖게 된 건 1918년 1차 세계대전 패전 후 독일에 찾아온 어마어마한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당시 독일 화폐 마르크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식료품 가격은 서민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고, 아사자가 나올 정도였다.

어린 시절 이런 경험을 한 형제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부모님이 운영하던 식료품점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80여년이 지난 지금 독일을 넘어 전 세계에 진출하며 글로벌 톱 10 슈퍼마켓 체인이 됐다. 1976년에는 미국, 1990년 영국, 2001년 호주에 진출했다. 현재 전 세계 20개국 1만200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38개 주에 23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미국 대표 마트인 월마트의 매장 수가 5300여개인 것을 생각하면 많지 않지만, 최근 몇 년 사이 매년 200곳에 달하는 매장을 추가로 내면서 미국 소매업체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또 최근에는 미국 남동부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윈딕시(Winn-Dixie)와 하비스(Harveys) 인수로 400개가 넘는 매장을 추가로 얻게 됐다. 매출은 2022년 전 세계 기준 1211억달러(약 162조원), 미국 내 매출은 182억달러(약 24조원) 수준이다.

알디는 매장을 내는 곳마다 '장보기 습관'을 바꾼다고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자랑한다. 괜찮은 품질의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알디의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다는 표현을 '알디스럽다'(Aldisierung)고 할 정도이다.

대체 얼마나 저렴하기에 이런 얘기가 나올까? 예를 들어 미국에서 판매 중인 계란을 두고 비교해보자. 미국의 알디 매장에서는 계란 12개들이 한 판을 1달러49센트에 판매한다. 반면 아마존이 인수해 운영하는 유기농 식료품 마트인 홀푸드에서는 12개들이가 6~10달러 수준이다. 알디의 물건이 3분의 1 이상 저렴한 셈인데, 대부분의 제품이 미국의 월마트, 영국의 테스코와 같은 경쟁사 대비 50% 수준으로 저렴하다고 한다.



브랜드 없고, 장식도 없고, 시식도 없어…절감된 비용은 고객들에게 돌려준다


그럼 알디는 어떻게 이렇게 저렴하게 물건을 판매할 수 있을까? 핵심은 알디 자체 브랜드, 즉 PB 상품에 있다. 알디는 진출하는 국가의 제조사들과 직접 손을 잡고 알디의 브랜드를 붙인 PB 상품으로 매대를 채운다. 일반적으로 90% 이상 PB 상품으로 채우고, 미국과 영국 매장은 PB 상품 비중이 95%에 달한다. 덕분에 유명 브랜드 제품에 무조건 포함되는 마케팅 비용이나 브랜드 마진을 모두 쳐낼 수 있다.

또 PB 상품으로 매대를 채우다 보니 품목 수도 확 줄일 수 있다. 매장당 평균 1500여개 제품만 진열한다. 월마트는 평균 품목 수가 3만5000여개이다. 품목이 적다 보니 마트 입장에서는 재고 관리도 편하고, 진열도 편하다. 제품 품질과 인기를 수시로 점검해 매대에 반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에는 이런 PB 전략이 알디가 '듣도 보도 못한 제품만 판다'는 조롱받는 이유였다. 소위 '브랜드 물건'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앞세운 덕에 이제는 알디의 가장 큰 경쟁력의 하나가 됐다. 알디 자체가 브랜드가 되면서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PB만으로 이런 성과를 낸 것은 아니다. PB를 앞세우며 품목을 확 줄인 덕에 알디는 더욱 효율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여기서 비용을 줄여 고객들에게 돌려줄 수 있었다.

우선 물건의 수가 많지 않다 보니 매장이 크지 않아도 된다. 알디 매장의 평균 면적은 1100㎡ . 이는 1만6500㎡의 월마트나 1만3500㎡의 코스트코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매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임대료나 운영비를 비롯한 각종 유지비가 적게 들어간다.

매장은 넓고 긴 형태이다. 진열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서다. 직원들은 납품받은 상자를 통째로 끌고 가서 쓱 가져다 두면 끝난다. 심지어 진열 순서도 전 세계 매장이 공통이다. 그래서 직원들도 늘 같은 지점에 그냥 상자가 쌓인 팔레트를 통째로 운반해서 쌓기만 하면 된다.

이외에도 알디는 다양한 방식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 고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이를 돌려주고 있다. 덕분에 알디는 미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트 체인이 됐다. 지난해 기준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슈퍼마켓'이 됐고, 점유율도 반년 만에 두 배가량 성장하며 가장 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한 슈퍼마켓이 됐다.

※ 알디의 성공비결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면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티타임즈TV'에 오시면 더 많은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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