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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포류 게임 결제금액 제한…월 30만→50만→70만원━
규제가 생겼을 당시 고포류 게임을 운영하던 NHN의 한게임, 네오위즈의 피망 등은 매출과 이용자 등에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업계의 원성이 빗발 치자 정부는 2016년 월 결제 한도를 50만원으로 늘렸고, 지난해 7월에는 6년만에 이를 70만원으로 재차 늘렸다. 다만 이 같은 규제 완화는 2년 간 적용되는지라, 내년 7월 이후에는 상한 금액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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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게임업계 발목 잡는 '바다이야기'의 망령━
게임업계에서는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그 중에서도 유독 '변종'이었던 바다이야기를 게임의 대명사인 양 여겨 만든 수많은 규제의 불합리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선 현행 게임 규제가 없어진다면 '제2의 바다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심지어 게임학회 회장을 맡은 위정현 중앙대 교수 같은 이들도 글로벌 게임업계의 대세가 된 P2E(Play to Earn) 장르를 언급하면서 "바다이야기와 다를 바 없다"는 인식 수준을 드러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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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와 웹보드게임의 명확한 차이 '환전'━
웹보드게임에서는 원천적으로 환전이 불가능하다. 간혹 불법 사업자 또는 개인들이 게임머니를 환전해주거나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서버의 감시 아래 이뤄지기 떄문에 환전 자체에 어려움이 많고 또 사후 적발도 용이한 편이다. 상품권처럼 압수해 불태울 필요도 없이 게임사가 게임머니를 '동결'해버리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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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고포류의 사행성이 다른 게임보다 해로울까━
일례로 MMORPG 게임의 경우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해 수십억원의 과금을 유도하는 모델이 많다. 이러한 게임들 역시 사행성 요소가 있다는 비판을 받지만 고포류처럼 '월 결제 한도' 같은 규제를 적용하진 않는다. 수집형 RPG나 스포츠게임의 카드 뽑기 등도 확률에 따른 사행성 요소가 다분하다. 고스톱이나 포카의 게임머니를 돈 주고 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과금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머니나 아이템을 사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성인이 자기 돈을 쓰는 것인데 결제 한도를 법으로 정해놓는다는 자체가 맞지 않는다"며 "바다이야기 사태로 전 사회가 서슬 퍼런 눈초리를 보낼 때 생긴 과잉 규제"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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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소셜카지노 열풍, 한국은 "꿈도 못꿔요"━
한국 게임업체들 역시 소셜카지노 게임을 만들기에 충분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서비스를 할 수 없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사행성을 이유로 등급 분류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는 게임업체의 매출 성장 뿐만 아니라 국내 일자리 창출까지 가로막을 수 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 김태경 광운대 교수 등이 2021년 공개한 '소셜카지노 게임 도입에 의한 웹보드 게임 시장의 경제적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당시 50만원이던 웹보드게임 상한 규제를 적용해서라도 소셜카지노 게임을 합법화할 경우 연평균 5153억원 규모의 시장을 만들고, 일자리를 1만743개 창출하는 등 총 7214억원의 생산증가효과를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구팀은 소셜카지노를 합법화할 경우 현재 외국에 서버를 두고 불법 영업을 하는 온라인 도박사이트 이용자의 13.9%가 1년 안에 줄어들 것으로도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포류에 대한 결제 규제, 소셜카지노의 비합법화 등은 풍선효과를 일으켜 오히려 세금도 안 내는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를 키우는 꼴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소셜카지노 성장 추세에 맞춰 국내 소셜카지노 합법화와 고포류 규제 완화 등을 전반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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