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지난달 8일부터 전날까지 주식 공개매수 절차를 진행한 결과 JIP가 이끄는 컨소시엄이 회사 전체 주식의 78.65% 매수에 응모해 공개매수가 성립됐다고 발표했다. 공개매수 성립 기준은 응모 주식이 전체 주식의 3분의 2(66.7%)를 넘어야 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4620엔(약 4만1737원)으로, 매수총액은 2조엔(18조782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주식 공개매수 성립에 따라 도시바는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전제 주식 보유를 위한 스퀴즈아웃(주식 강제 매입)을 진행해 연내 상장 폐지를 추진할 것이라고 닛케이는 전했다. 사마다 다로 도시바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이제 도시바는 새로운 주주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바의 연내 상장 폐지가 이뤄지면 도시바는 도쿄증권거래소가 재개장한 1949년 5월 이후 78년 만에 도쿄증시에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비즈니스 자문업체인 유로테크놀로지 재팬의 게르하르트 파솔 CEO는 BBC 인터뷰에서 "(상장폐지 등) 도시바의 재앙은 최고 경영진의 부적절한 기업 지배구조가 초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JIP 측은 도시바의 상장폐지 후 기업가치를 올려 재상장한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전했으나 수익력 회복의 길은 불투명하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이듬해인 2016년 말에는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가 거액의 손실을 내면서 경영파탄에 빠졌다. 이로 인해 도시바는 2년 연속 채무초과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회사는 상장폐지 위기를 모면하고자 2017년 60개 해외 투자펀드로부터 600억엔의 대규모 증자를 받았다. 그러나 이는 도시바의 경영 혼란을 가중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증자에 참여한 많은 해외 펀드 대주주들과 도시바 측이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회사 경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에 도시바는 경영 구조 재편을 모색했다. 2021년부터 해외 투자기업과의 인수 협상이 시작됐으나 회사가 보유한 방위사업체의 해외 매각 제한 등 여러 걸림돌에 부딪히며 모두 무산됐다. 그러다 올해 3월 도시바 이사회가 JIP 컨소시엄의 인수 제안을 수락하면서 인수 작업에 속도가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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