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11억 뛰었다"…신고가 속출하는 4곳 '압여목성' 공통점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 2023.09.22 05:50
1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를 찾은 시민이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 '압여목성'으로 묶여 불리는 이 네 지역의 공통점은 두가지다. 하나는 본격적인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을 앞두고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점, 하나는 수년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거래가 제한받고 있다는 점이다.

폭등을 막기 위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오히려 가격상승을 부추기는 역설이다. 서울 핵심지 재건축·재개발 예정지에 수요가 집중되며 쏠림현상이 심해지자 '압여목성' 지역에선 연일 신고가가 속출한다.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정책이 기대한 방향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21일 부동산플랫폼 직방이 서울 신고가 거래사례 중 직전 거래가보다 많이 오른 순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상위 20개 사례 중 9곳이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있는 아파트로 나타났다.

특히 '재건축(준공 30년 초과)' 아파트가 상당수였다. 지난달 28일 53억원에 거래된 압구정동 한양3차 전용면적 161㎡는 직전 최고가 거래(2019년 11월 36억원)보다 17억원 올랐다. 이 아파트는 1978년 준공돼 45년된 아파트다.

1983년 준공된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91㎡는 5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보다 11억5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1982년 완공된 압구정동 신현대12차 전용 171㎡와 1977년 지어진 영동한양1차 전용 78㎡, 1975년 준공된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전용 175㎡도 직전 최고가보다 7억5000만~8억원씩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지난 4월 '압여목성' 등 4곳에 대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결정을 내렸다. 지난 6월에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대치·청담·삼성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을 1년 연장했다. 이 지역들은 2020년부터 적어도 내년까지 4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지정되면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거래할 때 시장이나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거주 목적으로만 사고팔 수 있어 전세 낀 매매(갭투자)가 불가하다.

해당지역 주민들이 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해달라고 꾸준히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다른 지역보다 더 과열되는 양상이다. 오히려 서울시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2040도시기본계획과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을 통해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등 주요 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 핵심지에 대규모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붙는 것이다.

준공 후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들은 실수요 목적보다는 재건축 이후를 기대하는 투자가 많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실수요를 감수하면서라도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수요자를 '불편하게' 하는 정책을 펴는 동시에 재건축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수요자가 몰리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미래 기대감이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의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압여목성'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 가격 역시 상승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올랐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과 7월, 8월에 각각 0.02%, 0.12%, 0.03% 상승했다. 반면 일반아파트(7월 -0.01%, 8월 보합)는 아직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과거부터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 매매가격의 선행 성격을 지니며 오를 때는 먼저 오르고, 떨어질 때도 먼저 빠지는 선행성을 지닌다"라며 "한 박자 빠른 의사결정을 하려면 재건축 시세 동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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